[기자수첩] '로봇시대' 도래해도 '인간시대'는 계속된다
2019.06.12 오전 6:00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2016년 3월 알파고와 한국 프로기사 이세돌 九단과의 대국이 열렸을 때 바둑계 대부분이 이 九단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 결과는 달랐다.

알파고가 보여준 'AI의 진화'는 3년이 지난 오늘날 '기계의 진화'로 이어졌다. 이제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로비의 로봇 '아리따'에게 사무실 위치를 안내받는 일은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기계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 중 하나는 카페 업계다. 다날의 '비트'는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음료 대부분을 제작할 수 있다. 남산N타워에 위치해 있는 '비트'의 동료 '빌리'는 인간 바리스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커피를 만들어낸다.

잠실 롯데월드몰 3층에 자리잡은 로봇카페 '비트'


이들 '로봇 바리스타'는 종종 자판기를 신기하게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되곤 한다. 하지만 통신기술의 발달은 이들을 '진짜 바리스타'로 진화시키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비트'의 후속작 '비트2E'는 CCTV와 5G 통신망을 활용해 고객의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를 활용해 고객이 즐겨 마시는 음료를 먼저 추천하거나, 날씨 등의 정보와 조합해 다른 음료를 권할 줄도 안다.


로봇의 영역은 '바리스타' 뿐 아니라 우리 일상 전반에 걸쳐 점차 넓어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도입은 이미 가까이 다가온 미래로 인식되고 있으며, 파종에서 수확에 이르는 농업 전반을 통제하는 '로봇 농부'도 개발 중이다. 심지어 작곡과 집필 등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로봇이 진출하고 있다.

2019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위더스 자율주행 자동차의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로봇은 인간이기 때문에 겪을 수 밖에 없는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효율성 측면에서 인간이 기계에게 대체될 가능성이 분명 있으며, 때문에 '로봇 파괴 운동'을 비롯한 사회적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로봇은 '도우미'일 뿐, 주인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로봇은 인간의 한계를 보완해 더 나은 삶을 창출하기 위한 연구의 산물이다. 실제 현장에서 만나본 많은 로봇들도 이런 역할에 집중해 만들어져 있었다.

인간은 스스로를 죽이기 위해 기술을 진보시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산업혁명 초 있었던 기계가 인간을 정복할 것이라는 우려도 결국 기우에 그쳤다. '로봇의 진화' 또한 인간을 이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향할 것이다.

'로봇 시대'는 눈 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 시대의 끝'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