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회는 두 번 오지 않는다
2019.05.31 오후 4:16
게임업계,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판매 자제해야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게임 월 결제한도가 실제 폐지 수순에 들어가면서 게임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월 50만원으로 제한돼 왔던 결제 상한액이 없어지면 온라인게임의 매출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월 결제한도는 그동안 모바일게임과 형평성이 어긋나는 데다, 성인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점 등에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일종의 그림자 규제여서 논란도 많았다. 이에 업계는 확정으로 가닥을 잡은 결제한도 폐지를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온라인게임 월 상한액이 없어지면서 게임사들이 단기 매출에 눈이 멀어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열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스타 2018 현장 [사진=조성우기자]


확률형 아이템이란 어떤 아이템이 뽑힐지가 운에 따라 달라지는 유료 아이템을 의미한다. 이는 랜덤성으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과도할 경우 반복 구매 유도를 통해 사행심을 조장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 일부 게임은 아무리 많은 돈을 쓰더라도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힘들 만큼 지나치게 낮은 확률의 아이템을 판매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업계 내부에서도 자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방한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게임사 스스로가 수익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결제를 더 많이 한다고 해서 등급이나 이길 확률이 오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게임업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게임업계는 과학적인 근거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로 인해 게임에 대한 인식이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 규제 폐지를 기회로 삼아 확률형 아이템을 통한 무분별한 반복 결제유도가 이어진다면 게임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게임 이용자들마저 등을 돌린다면 향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 찬성 여론을 막아줄 우군마저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동안 항상 말로만 풀린다던 온라인게임 월 결제한도 폐지가 실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큰 결단을 내린 시점이다. 이에 걸맞게 게임업계 자정노력도 강화할 때다.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판매는 게임사 스스로가 자제해야 하는 문제다. 기회는 두 번 오지 않는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