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현장을 가다⑥]플레이리스트, 웹드계 천만영화 '에이틴' 만든 신흥강자
2019.05.20 오전 10:54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10대들 사이에서 안보면 문찐(현대 문화에 덜떨어진 사람)으로 통하는 웹드라마가 있다. '10대들의 시크릿가든'으로 불리고, 주인공의 립스틱은 '인싸템'이라며 불티나게 팔린다. 대한민국에 본격적인 히트 웹드 시장을 연 '에이틴'의 누적 조회수는 무려 2억뷰다.

콘테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는 설립 2년 만에 웹콘텐츠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이들은 10대들의 우정과 사랑, 고민 등을 담은 '에이틴', 그리고 20대의 설렘뽀짝 웹드 '연애 플레이리스트(이하 연플리)'를 통해 18~24세대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플레이리스트는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공동출자해 2017년 5월 설립했다. '연플리'를 시작으로 '이런 꽃 같은 엔딩' '한입만' '에이틴' '리필' 등을 제작했고, 전세계 조회수 10억뷰, 82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플레이리스트 박태원 대표는 구글코리아와 구글재팬을 거친 30대 중반의 젊은 경영인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사업에 비전을 품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매진한지 2년, 그는 플레이리스트를 10대 문화를 이끄는 웹콘텐츠 제작사로 성장시켰다.

◆급변하는 콘텐츠 플랫폼, 정해진 문법은 없다

2일 강남구 테헤란로 위워크 빌딩에서 플레이리스트 박태원 대표를 만났다. 유연한 인력 구조 탓에 공유 오피스를 선택했다는 그는 그 흔한 대표실도 만들지 않았다. 대신 2030 젊은 직원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함께 콘텐츠를 제작한다.

"처음부터 콘텐츠 만드는 데 관심이 있었어요. 구글에서 일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을 구상했죠. 지금 플레이리스트의 작품은 네이버V라이브 뿐만 아니라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볼 수 있어요. 플랫폼은 시청자가 있는 곳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죠."

플레이리스트는 90여명의 젊은 인재들과 함께 한다. 20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그중 70%는 작가, 연출, PD, 디자이너 등 콘텐츠 제작인력이다.

박 대표는 "작가는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다. 작가나 연출 모두 과거 경력을 보고 뽑지 않는다. 20대 자체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가능성을 보고 선발하며, 회사에서 빨리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바란다. 모바일 콘텐츠는 기존 TV 문법과 다르지 않나. 우리 역시 정답이 뭔지 모르고 덤비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출퇴근 시간은 따로 없다. 오전 11시쯤 출근해 자유롭게 퇴근한다. 직급과 직함도 버렸다. 대신 영어이름으로 호칭을 대신한다. 실제로 사무실에서는 박 대표를 션(영어이름)으로 부르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소수의 의사결정과 판단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다수의 집단지성을 통해 콘텐츠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라며 "그것을 위해서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플레이리스트]



◆플레이리스트의 세계관, 디즈니 마블 벤치마킹

플레이리스트의 작품을 여러편 본 시청자라면 알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서연대학교, 서연고등학교, 레반컴퍼니 등이다. 예를 들어, '리필'에서 등장한 카페가 알고보면 서연대와 서연고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설정하는 식이다. 공통적인 공간을 사용하고, 서로 다른 작품 속 캐릭터들의 관계를 형성시키며 이스터에그(제품 곳곳에 사용자 몰래 숨겨놓은 메시지나 정보)를 발견하는 재미를 선사하는 것.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박 대표는 "콘텐츠 사업에서 세계관을 형성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디즈니 마블의 세계관을 벤치마킹하며 플레이리스트 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세계관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히 작품을 단위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연결된 맥락 안에서 소비하게 만들죠. 사람들은 낯선 것보다 익숙하고, 쉽게 접근 가능한 것에 더욱 열광하기 마련이거든요. 다만, 마블이 만화를 기반 삼아 영화로 구현해 내는 데 반해 우리는 현실콘텐츠예요. 작품이 추가될 때마다 세계관이 확대된다고 볼 수 있죠."

10~2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플레이리스트의 대표작은 단연 '연플리'와 '에이틴'이다. '연플리'는 제작사의 시작을 함께 한 작품으로, 시즌이 거듭될 수록 업그레이드 되는 작품이다. 다음달 시즌4에는 김새론이 합류해 기대를 모은다. '에이틴'은 지난해 10대들 사이에서 뜨거운 돌풍을 일으킨 화제작. 최근 시작한 시즌2 역시 방영 2주 만에 천만뷰를 넘어서며 신 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 대표는 "'연플리'는 20~24세가 메인 타깃이다. 여기에 '에이틴'을 선보이면서 시청층이 10대로 확대됐다"라며 "앞으로도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30대 이상, 혹은 10대 이하를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 제작 계획은 없어요. 우리가 잘 하는 건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인데, 30대 이상은 여전히 TV매체 소비 성향이 크거든요. 다만, TV와 디지털 매체에 동시 송출하는 작품은 타깃 범위가 좀 넓어질 수도 있겠죠."



◆'연플리' 3억뷰, '에이틴' 2억뷰…잘 만든 웹드, 열 TV드라마 안부럽다

내달 시즌4 방송을 앞두고 있는 '연플리'의 누적 시청량은 3억뷰(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포함)에 달한다. 현재 시즌2를 방영 중인 '에이틴'은 2억뷰다. 그리고 현재도 조회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잘 만든 웹드 한편, 열 TV드라마 안부러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웹드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될까. 웹드 역시 브랜드 제작지원(PPL)과 광고, OST 음원 수익이 기본이다. 여기에 다양한 MD상품 판매도 한몫을 한다. '에이틴'과 콜라보해 선보인 립스틱은 한국과 일본에서 총 6만개가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가장 중요한 라이선스다.

박 대표는 "콘텐츠는 다양한 플랫폼에 무료로 공개되기도 하지만 선공개권을 놓고 판매가 이뤄지기도 한다"라며 "이 외에도 '에이틴' 웹툰, '연플리' 연극 등으로 리메이크가 이뤄지면서 거두는 수익이 있다"고 했다.

"해외 판권 판매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우선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포함해 총 5개국의 글로벌 채널을 운영 중이에요. 그곳에서 중국어(간체, 번체), 영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서비스를 하고있죠. 리메이크 제안도 활발해요. 현재 '연플리'는 중국에서 리메이크 제작이 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리메이크를 논의 중인 작품이 있어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플레이리스트는 2017년 대비 40배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시청시간은 2017년 대비 3.5배 성장했으며, 구독자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현재 글로벌채널을 포함한 플레이리스트의 구독자수는 820만명에 달한다.

박 대표는 "언젠가 디지털과 TV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 시대에 맞춰 우리가 잘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앞으로는 시청자들이 웹드와 TV드라마를 구분해서 보지 않게 될거에요. 그건 배우와 스태프들도 마찬가지가 될테죠. 그 시기가 머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한편, 플레이리스트는 현재 '에이틴2'와 '이런 꽃같은 엔딩'의 스핀오프인 '최고의 엔딩'을 선보이고 있다. 내달엔 '연플리 시즌4'가 첫공개된다. 7월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가족극(제목 미정), 8월엔 10대 타깃 웹드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김양수 기자 liang@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