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갈수록 교묘해지는 '디지털 성범죄'…막을 방법은 없나
2019.05.03 오후 8:40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디지털 성범죄 수법이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으며, 그 숫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몰카' 촬영 방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안경, 시계, 볼펜 등을 이용한 초소형 카메라로 촬영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인식하기 조차 어렵다.

몰카 범죄에 사용되는 이러한 물품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경찰 로고. [뉴시스]


촬영된 불법 촬영물은 음란물 사이트에 공유되며 피해자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리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디지털 성범죄는 지난해 '홍대 누드모델 몰카사건', '화장실 몰카' 등을 거쳐 올해 가수 정준영의 '몰카(몰래카메라)' 촬영·유출사건까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발생한 직장 동료에 의한 몰카 범죄는 전체 340건으로 집계됐다.

2013년 34건, 2014년 49건, 2015년 55건, 2016년 92건, 2017년 110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몰카 범죄'를 저지르는 피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몰카 범죄 피의자 수는 2014년 2905명에서 2017년 5437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4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촬영한 불법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행위 역시 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물에 대한 심의 및 시정요구도 해마나 2배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1807건을 심의, 1665건에 대해 시정요구가 이뤄졌다. 2015년엔 3768건을 심의해 3636건의 시정을 요구했고, 2016년엔 7356건을 심의해 7325건이 조치됐다.

20년 가까이 지속돼 온 불법 촬영물 범죄는 과거에는 성폭력 관련법으로 구속하기 힘든 범죄에 속했다. 이에 법무부는 불법 촬영물을 제3자가 유포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불법 촬영물을 다운받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에 속하며 해당 영상을 공유하는 것 역시 피해자의 고통에 가담하는 것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이제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나의 가족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으며, 누가 피해자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불법 촬영물을 시청·공유하는 행위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