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주주가치보다 '정무적 판단' 국민연금 '소심증' 버려야"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개혁성향 정치권·시민단체 사외이사 직접 추천, 거버넌스 개편 등 거론 '주목'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고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이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로 인한 경영권 침해 가능성 우려가 재차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독려해온 정치권 개혁적 인사들, 시민단체들에서도 비판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고 조 회장의 대한항공 연임 부결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대표사례로 불리지만, 정작 결정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를 노출했다는 것이다. 사외이사 후보 직접 추천 등 국민연금의 실질적인 경영 참여와 함께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거버넌스 개편 등 대안들이 요구되는 만큼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스튜어드십 코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토론회가 이같은 비판들이 집중 제기된 자리였다. 발제자로 나선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변호사)은 "국민들은 대부분 대한항공에 정관변경, 이사해임 등 경영참가형 주주권 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미지=국민연금]
[이미지=국민연금]

김 변호사는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를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거 있거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 1% 이상인 상장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내역을 사전 공시해야 하지만, 대한항공 주주총회 하루 전 저녁시간에야 조 회장에 대한 이사연임 반대의결을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이사의 선임 안건에 국민연금이 기권, 독립성 훼손 논란이 있는 삼성전자 박재완 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하는 등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기준의 모호성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근거가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국민연금이 이사 선임, 또는 연임 등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결권 행사 뿐 아니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및 사전 인력풀 구성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및 여타 기관 투자자들과의 연대, 위임장 대결 등 적극적 경영참여를 통한 주주권 행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기준 적립금 660조원으로 전체 자산의 36%를 주식으로 보유한 세계 주식시장의 '큰 손'이다. 국내에서만 130조원, 300여개 기업에 대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민연금 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기금운융위원회에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기재부·농림부·산자부·고용부 차관 등 장차관 인사들이 참여한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경제정의실천연합 정책위의장)는 "국민연금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공단을 총리실 산하 외청으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금운용 과정에서 정치적 입김이 최대한 배제되도록 현재보다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주주권 행사는 3월주총 시즌에만 반짝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연중무휴로 이뤄져야 한다"며 "단기적 투자수익만 극대화하는 전통적·적대적 주주행동주의와 달라야 하는 만큼 연기금의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게 근본 처방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사연임이 부결된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 모습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사연임이 부결된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 모습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연금 사회주의' 비판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전에도 의결권을 적극 행사했다"며 "지금은 자본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 엘리엇 같은 해외투자자, KCGI 같은 행동주의 표방 투자자들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한진그룹이 이같은 흐름에 저항하다 조 회장의 선임이 부결되는 결과를 맞았다면 현대차그룹의 경우 좋은 이사 후보를 찾아 엘리엇 외 다른 주주들로부터 인정받아 선방했다"며 "자본시장의 변화 흐름에서 기업들의 더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과거 '거수기'로 조롱받던 국민연금 기금이 찬성 일변도에서 변화되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투자와 수익률 추구를 어떻게 공존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바른미래 채이배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함께 경실련, 경제개혁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공동 주최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주주가치보다 '정무적 판단' 국민연금 '소심증' 버려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