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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2만원'도 못 막은 영업익 하락…빅3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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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형 매장 전환·상생비용↑…"매장 영업 활성화로 돌파구 마련"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지난해 BBQ를 시작으로 치킨 업체들이 연이어 가격인상·배달료 부과·음료 유료화 등의 조치를 시행하면서 '치킨 값 2만원 시대'가 열렸지만 교촌·BBQ·BHC 등 치킨업계 '빅3'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업계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8억 원으로, 2017년 207억 원 대비 4.5% 줄어들었다. 매출은 3천305억 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동안 4.2% 성장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배달료 부과로 시작된 부가적 매출 상승일 뿐 실제 실적은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는 BHC와 BBQ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BHC는 매출 2천376억 원을 기록하며 2017년 대비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07억 원으로 동일 기간 대비 6.4% 줄어들었다.

BHC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금 측면으로 가맹점에 30억 원을 지원하고 카페형 매장 개설료를 지원하는 등 투자를 단행해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며 "실제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메뉴와 사이드메뉴가 좋은 반응을 얻어 현재 실적은 지난해 대비 크게 개선된 상태“라며 ”올해 가맹점주의 협력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는 3사 중 매출·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매출은 2017년 2천353억 원에서 2018년 2천300억 원을 기록하며 50억 원 이상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7% 줄었다.

BBQ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소형 점포에 대한 카페형 매장 전환 작업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컸다"며 "가격 인상도 일시적인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2018년 치킨업계 매출 분석표. [표=이현석기자]
2018년 치킨업계 매출 분석표. [표=이현석기자]

이처럼 실적 악화로 빅3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대형마트들이 미끼 상품으로 연이어 10여 년 만에 저가인 '통큰 치킨'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주방 가전으로 각광받고 있는 에어프라이어의 대중화로 집에서도 치킨을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이들에겐 위협 요소다.

여기에 '60계 치킨'을 비롯한 다양한 '신세대 브랜드'들의 급성장도 이들 업체들의 설 자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또 빅3 업체들이 주도해 치킨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도 소비자들의 반감을 키우고 있는 상태다.

서울 강동구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한 소비자는 "얼마 전 치킨 재료를 사서 집에서 해 먹었는데 비용이 1만 원도 채 나오지 않았다"며 "배달료와 인건비를 붙인다 하더라도 1만 원대 중반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2만 원에 달하는 가격은 정말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배달료가 비싸 매장을 찾아 먹으려 해도 일부 프랜차이즈는 매장에서 식사할 때 '자릿세'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프랜차이즈 치킨은 앞으로 먹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업계는 '배달'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략 창출에 골몰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반마리 메뉴'와 샐러드를 함께 구성한 '홀 매장 전용 세트메뉴'를 론칭했다. 이 메뉴는 배달료 등 추가 지출이 없다는 점에서 고객의 발걸음을 매장으로 이끌었고, 테이크아웃과 홀 매장 매출 증가라는 긍정적 성과를 낳았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는 가맹점 수입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최근 홀 매장에서 먹거나 테이크아웃 해가는 고객들이 늘고 있고, 자연스럽게 가맹점주들도 주류 매출 등을 함께 낼 수 있는 홀 매장 운영을 신청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너시스비비큐 역시 2017년 '치킨앤비어(Chicken & Beer) 카페를 론칭한 후 소형 점포를 대상으로 카페형 매장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제너시스비비큐는 가맹점주가 카페형 매장 전환을 원할 경우 인테리어 비용의 30%를 지원해 주고 있다.

BBQ관계자는 "카페형 매장 전환은 가맹점 수익성 확보가 목적"이라며 "가맹점은 배달과 함께 홀 매출을 함께 올릴 수 있고 본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카페형 매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BHC는 사이드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BHC홈페이지]
BHC는 사이드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BHC홈페이지]

BHC는 사이드 메뉴의 인기가 카페형 매장으로 고객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BHC에 따르면 지난달 BHC의 사이드 메뉴 매출은 전년 대비 3.5배 증가했다. 특히 인기 메뉴인 '달콤바삭치즈볼'의 경우 같은 기간 대비 6배나 더 팔렸으며 올해 2월에 출시된 '뿌링클치즈볼'도 출시 후 약 50만 개나 판매됐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BHC 카페형 매장을 운영 중인 A씨는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치킨 1마리에 사이드 메뉴 여러 개를 주문해 안주삼아 먹는 모습은 이미 익숙하다"며 "이런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사이드 메뉴는 배달이 안 되기 때문에 매장으로 많이 오는 건 아닐까 싶다"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 전반의 위축으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배달을 크게 확장했지만, 배달앱의 득세로 부담이 커져 높은 매출에도 수익은 줄어들고 있는 상태"라며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앞으로 운영방식 다변화를 통한 수익 개선을 위해 홀 매장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려는 전략을 계속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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