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화려한 무대장치는 없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세련됐다. 한 인물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이 흥미롭고 힘 있는 메시지로 마음을 울린다.
신진 크리에이터인 강남 작가와 김효은 작곡가에 의해 탄생한 창작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은 소박하게 관객의 마음을 연다.
2012년 기사에서 까마귀 같은 행색에 고양이털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코트를 입고 법정에서 “이 원고가 나”라고 외치는 여인을 본 작가는 그에게 원고는 어떤 의미일지, 그의 인생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이 작품을 구상했다.
현재 배경인 법정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과거 호프’와 호프의 엄마 ‘마리’, 요제프의 친구 ‘베르트’, 전쟁을 피해 도망쳐 온 난민 ‘카델’을 만난다.
호프와 원고를 의인화한 캐릭터 ‘케이’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과거 속 캐릭터들은 법정에서 재판장·변호사·기자로 분해 호프에게 영향을 미친다. 법정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행동과 말을 통해 호프는 과거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떠올리며 케이와 함께 자신의 기억을 바라보는 구성이다.
“잃어본 적 없는 사람은 몰라. 전부를 잃고 남은 게 하나라면 그 하나를 위해 난 전부를 걸어. 그게 내 유일한 세상, 그게 내 유일한 일상, 내가 쉴 곳 내 집이니까.”
호프를 연기하는 김선영과 차지연은 넘버 ‘호프’를 부르며 이 가사에서 감정을 표출한다. 호프의 인생을 이해하고 그의 상처를 보듬으며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순탄치 않은 호프의 삶을 설명하고 따뜻한 대사 속에 감동적인 결말로 마무리되는 착한 뮤지컬 ‘호프’. 5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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