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대기업·공기업 노조 임금인상 3~5년 자제해야"
2019.03.11 오후 12:48
與 원내대표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언급, '노동유연성' 정면 겨냥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경기침체의 주 요인으로 제조업의 위기를 거론했다. "세계 4위를 넘봤던 자동차 산업이 작년 7위로 주저 앉은 가운데 반도체도 언제 중국에 따라잡힐지 모른다"며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더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강조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제조업 주축인 대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득격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임금격차를 줄여야 하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 인력 구조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대기업과 공공 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 내지 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도 주문했다.

민주당은 과거 야당 시절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또는 노동개혁에 강하게 반대했다. 집권 여당 원내 지도부가 '사회안전망' 확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예전과 달리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조하고 나선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1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주로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산업 경쟁력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제조업계 위기를 여러 차례 거론하며 중국 경제의 급부상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홍 원내대표는 "중국의 한 해 연구개발(R&D) 총액이 무려 400조원으로 우리나라의 5배나 된다. 지난 1월 미국도 가보지 못한, 달 뒷면을 탐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며 "중국의 급부상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 속도가 너무나 두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의 '제조업 2025', 독일 '인더스트리 4.0',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 등 제조업 혁신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각 국이 제조업 혁신을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는 20년간 500조원이 넘는 무역흑자를 냈던 조선산업이 위기를 맞고, 세계 4위를 넘봤던 자동차 산업이 작년 7위로 주저앉는 등 총체적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지원계획 '제조업 르네상스'를 두고 "제조업은 여전히 수출과 일자리의 핵심으로 2030년까지 매년 1조원, 소재 및 부품산업 R&D에 투입할 것. 2028년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등 선행기술 개발에 2조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적극 추진을 강조했다.

또한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지역상생형 일자리로 해외로 나간 기업을 국내로 다시 불러들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제조업 위기와 함께 '일자리 양극화'도 경기침체 관련 핵심 현안으로 지적했다.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 사이 '넘을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지역과 노사정이 참여한 '광주형 일자리' 논의, 택시 4단체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참여한 '카풀·택시 대타협기구'를 언급하며 "사회적 대타협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노동계는 '해고는 살인'이라며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거부하고, 경제계는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반대했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홍 원내대표는 덴마크 사례로 이른바 '유연안전성' 모델을 설명했다.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쉽게 허용되는 대신 직장을 잃어도 종전 소득의 70%에 해당하는 실업급여를 최대 2년간 제공하고, 구직을 위한 직업훈련 등 재취업 지원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고용불안을 대비하려면, 현재 9조원인 실업급여를 26조원 정도로 확대해야 한다. 최소한 2030년까지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완성해야 힌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탄력적 인력 운용으로 노사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금 격차와 관련해선 "고임금 대기업, 공공 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임금체계에서도 기본급을 최소화하고 각종 성과급과 상여금을 늘린 국내 대다수 기업의 방식을 단순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은 우리 청년들을 위해서도 꼭 실현해야 한다"며 "청년들을 절망하게 만든 것은 기성세대와 정치의 책임인 만큼 그 해결도 기성세대와 정치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