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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담판' 결렬에 남북경협계 '초상집'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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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금강산 관광 기업들 “이번엔 될 줄 알았는데” 울분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세기의 '핵 담판'으로 주목받던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결렬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끝났다. 남북 경협 기업들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초상집이다.

이번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함께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의 재가동이 거론됐다. 결과는 협상 자체의 무산이다. 남북 경협기업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담은 전날 친교 만찬에 이어 우호적인 분위기로 출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단독회담에 앞서 "결과를 예단하진 않겠다. 그러나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고,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오늘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반드시 좋은 성공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북한이 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 대 대해 감사하다. 서두르진 않겠다"고 말했다.

'세기의 핵 담판'으로 불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28일 결렬로 끝났다. 북미 정상의 만남을 타전한 개최지 베트남의 현지 신문. [사진=뉴시스]
'세기의 핵 담판'으로 불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28일 결렬로 끝났다. 북미 정상의 만남을 타전한 개최지 베트남의 현지 신문.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두르진 않겠다' 등의 언급에서 미국이 이번 협상의 비핵화 합의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두 정상이 모종의 합의를 도출하지 않겠냐는 게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대체적 관전평이었다.

그러나 두 정상의 오전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 배석한 확대회담이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되기 시작했다. 현지 시간 오전 9시 45분부터 2시간가량 예정된 확대회담이 길어지면서 급기야 두 정상의 오찬과 오후 2시로 예정된 서명식이 취소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그대로 결렬 선언으로 이어졌다. 한 대기업 경협 담당 관계자는 "상상도 못한 결과로 사무실을 박차고 나왔다"며 "평소 연락을 주고받던 경협 기업 관계자들도 충격에서 헤어날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업계와 개성공단 업체들은 그야말로 패닉이다. 이번 회담에선 북한의 핵물질 핵심 생산기지로 불리는 영변 핵시설 단지의 폐기가 거론됐다. 미국이 요구하는 신고, 사찰, 검증의 대가로 연락사무소 설치는 물론 대북제재 일부의 완화가 이번 정상간 협상의 유력한 의제로 예상됐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소떼방북' 이후 남북 경협의 닻을 올린 기념비적 사업이다. 2008년 금강산 관광특구 내 관광객 피살사건을 계기로 현재까지 중단된 상황이다. 10년 이상 사업이 중단되면서 금강산 관광 주축인 현대아산은 물론 협력 업체들의 경영난도 악화됐다.

금강산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기대를 가졌던 만큼 실망도 크다"며 "대북제재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미국이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울분을 드러냈다.

과거 개성공단 입주 124개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공단 내 설비, 물자조차 회수하지 못한 채 갑작스레 중단됐다.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장 점검 차원에서 7번에 걸쳐 제출한 방북신청도 정부가 줄곧 불허했다. 대북제재 유지를 위한 한미공조를 해칠 수 있다는 취지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은 "지금으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면서도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입주기업인들의 입장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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