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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대영 “밀양연극촌, 과거 분위기 지우고 아카데믹하게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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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지원으로 전체 리모델링 예정…부울경 중심 넘어 연극박물관까지 가능”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선생으로서 51%는 가르쳐줄 수 있지만 49%는 학생들에게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내가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청년 K-STAR 밀양연극아카데미’ 예술감독인 이대영 중앙대 예술대학원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이 같은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아카데미 단원들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지도한다.

공동체 생활을 하며 밀양연극촌을 새롭게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단원들에게 단합은 필수다.

이 교수의 리더십과 단원들 간의 수평적 동료관계가 맞닿아 소통에 소통을 거듭한 결과 폐촌 위기에 놓였던 밀양연극촌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는 “여기서 나는 주로 작품을 만들고 연출을 하고 연기지도를 하고 외부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모셔오는 교육 프로그램을 짠다”며 “김은민 조감독과 이현주 기획실장이 실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감독으로서 종합적으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이 70~80%라면 아버지로서 지켜야 하는 역할이 나머지 20~30%를 차지한다”며 “대학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영혼을 넣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난 학기와 마찬가지로 다음 학기 수업도 월~목요일에 몰아서 하고 금~일요일엔 꼬박 밀양에서 보낸다. 서울과 밀양을 오가며 쉬는 날 없이 주 7일 근무를 이어가야 함에도 그의 얼굴엔 연방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밀양연극촌 운영과 아카데미 예술감독을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년 가까이 운영돼 온 연극촌이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폐촌 위기에 놓여 있었고 여러 가지 경로로 내게 요청이 왔다. 수업도 있고 왔다갔다 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었다. 공연예술가 입장에서 서울 중앙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막판에 응모를 했다. 막상 맡고 보니까 조금 더 교육마인드가 있는 내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과거의 분위기를 지우고 처음 시작하는 거니까 아카데믹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밀양시에서도 관심을 갖고 리모델링을 싹 하기로 해서 다른 식으로 태어날 예정이다. 밀양 시민의 것이 되고 부울경의 중심이 될 수도 있으며 훗날엔 연극박물관까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곳이 이곳이다.”

- 처음 시작한 지난해 8월과 6개월이 지난 현재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사람이 사는 것과 살지 않는 것이 다르지 않나. 처음에 왔을 땐 사람이 없으니까 이 공간이 죽어있는 공간이었는데 사람들이 와서 움직이고 새로운 기운이 입혀지다 보니까 건물도 숨쉬는 것 같고 공간자체가 생동감이 넘치고 있다. 새로 뽑아서 꾸려진 단원들인 만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이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의 자발적 연기 기량이 나올 수 있는 시대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를 다 바꿔야 되니까 있던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것도 새로 만드는 것만큼 어렵다. 8월부터 꾸준히 ‘어떤 게 문제고 어떤 걸 장려해야 된다’는 걸 단원들끼리 공유했다. 자발적으로 내규도 만들어보면서 굉장히 풍성해졌다.”

- 지난해 12월 1기 단원들이 창단공연 ‘박무근 일가’를 무대에 올렸는데 어땠나.

“어려운 과정을 거쳤는데 애들이 잘 따라왔다. 옛날에 연출을 할 땐 내 작품을 고집하며 애들을 괴롭혔다. 나이 먹으니 괴롭힌다고 나오는 게 아닌 걸 알겠더라.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온 애들도 있고 아직까지 자기 습관에 갇혀있는 애들도 있다. 나온 애들이 새로운 단원과 다음 기수에도 함께 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연극촌을 끌고 갈 만한 겸손하면서 품위 있는 애들이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이것도 경쟁이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1년 계획이 잡혀 있다. 작년에 내가 쓰고 연출했던 ‘박무근일가’를 다시 캐스팅해 4월부터 시즌공연에 들어간다. 상반기 메인공연은 7월말부터 8월초에 하는 여름연극축제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계획이 굉장히 많다. 문화적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연극도 한다. 밀양의 노인복지관, 전통시장, 교도소, 경찰서, 소방서 등 문화예술을 향유할 시간이 없는 분들을 찾아가서 좋은 공연을 보여줌으로써 그분들의 삶의 노고를 치유하고 위로할 예정이다.”

- 밀양 외 지역에서의 공연 계획은 없나.

“아카데미가 밀양문화재단에 소속돼있기 때문에 재단과 재단의 교환공연이 있을 수 있다. 일단 단원들의 실력을 ‘어느 국립극단 못지않다’ 할 정도로 키워서 부울경 관내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부울경에선 아깝다, 중앙으로 가라’ 하는 평이 나올 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다. 빠르면 올해, 늦으면 내년 쯤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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