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금융' 유튜브 두드린 금융권…"1020 타겟은 옛말"
2019.02.12 오전 6:00
'분량 제한 없고 확 튀어도 된다'…이미지 전달서 콘텐츠 양성소로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금융권에도 '유튜브 시대'가 막을 올렸다. 1020세대를 겨냥한 아이돌그룹 마케팅에서 청년층과 중장년층, 시니어계층까지 연령대 구분 없는 콘텐츠 제작도 새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딱딱한 금융의 선입견을 깨기 위한 웹드라마 등의 광고 실험도 금융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BJ금융’ 조회수 100만건 훌쩍…"1020 옛말…3060도 유튜브 시대"

금융권 유튜브 채널은 개별 콘텐츠의 힘이 구독자 충성도보다 크다. 채널 정체성을 확정하기보다 각각의 콘텐츠마다 대상을 골라 공략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자연스럽게 1020세대 주도의 유튜브 환경보다 연령대가 더 다채롭다.

11일 오후를 기준으로 NH농협은행의 구독자가 19만5천명에 육박해 가장 많다. KB국민은행이 3만1천명, 신한은행이 8천명, 하나은행이 6천명, 우리은행이 4천500명, IBK기업은행이 2천300여명 순이었다.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내세운 유튜브 광고 영상은 단독 조회수 800만뷰를 훌쩍 넘겼다. [사진=KB국민은행 유튜브 채널]


구독자의 유의미한 통계가 가능했던 농협은행의 구독자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연령대는 만 35~44세로 31.3%였다. 유튜브의 주 연령층으로 꼽히는 만 13~17세, 만 18~24세의 비율은 두 구간을 합해도 25% 수준이었다. 만 55세 이상의 고령층도 8.4%를 기록했다.


금융권 유튜브의 구독자수는 100만 유튜버와 비교해 걸음마 단계지만 콘텐츠 장악력은 대형 유튜버 못지 않다. 채널 충성고객보다 콘텐츠 각각의 타겟층을 다르게 설정한 결과라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히트작은 조회수 800만뷰를 기록했다. 구독자수 3만명과 비교할 때 267배로 압도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의 구독자는 1천900명 수준이지만 손흥민 선수가 출연한 광고 뷰수는 1천만건 이상이다. 카드업계 유튜브 홍보의 모범 답안으로 꼽히는 우리카드(구독자 1천400명)의 웹드라마 시리즈는 누적조회수가 열흘 사이 270만회를 넘겼다. 신한카드(구독자 10만명)의 'B급 코드' 광고영상은 한 달 만에 700만뷰를 돌파했다.

100만뷰 이상의 콘텐츠를 확보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BJ ○○의 팬'이라는 말은 써도 'XX은행의 팬'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금융권의 채널운영 목적도 고객 충성도보다 광고효과"라며 "고정적인 구독자나 팬층을 노리기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조회수 확보가 주된 요소"라고 설명했다.

각 연령층에 따른 콘텐츠 종류도 구분하고 있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10대를 대상으로는 정보와 상식 등 가벼운 금융, 아이돌 스타를 활용한 콘텐츠를, 2030세대에게는 사회초년생 금융 꿀팁과 청년 금융 공감 콘텐츠를, 시니어 세대에게는 신중년을 위한 금융 타래나 연금 활용법 등 노후 대비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다고 답했다.

◆셀럽 모시거나, 이야기꾼 되거나…'젊어진' 금융권, 이미지서 콘텐츠로

금융권과 아이돌그룹의 만남도 유튜브 채널 교집합으로 흥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으로, 신한은행이 워너원으로 '잭팟'을 터트렸다. KEB하나은행이 손흥민 선수, 래퍼 김하온을, 우리은행이 블랙핑크를 각각 모델로 기용했다.

TV광고에서는 젊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한편 유튜브 채널에서는 아예 금융권과 아이돌그룹의 합작 뮤직비디오를 방영해 문화적으로 각인시킨다는 계산이다.

웹드라마나 B급 광고도 새로운 트렌드다. TV나 지면 광고처럼 분량에 구애를 받지 않고 심의허들도 낮다. 플랫폼 이용료도 없거나 아주 적어 진입하기도 수월하다. 광고를 붙이면 반대로 수익을 따내는 것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웹드라마 형식의 유튜브 광고 '엄마의 당부' 편으로 300만뷰 이상의 홍보효과를 봤다. [사진=신한은행 유튜브 채널]


신한은행은 코믹드라마 '엄마의 당부' 편으로, 국민은행은 걸그룹 위키미키의 도연과 유정을 미션영상의 주인공 삼은 동영상으로 쏠쏠한 흥행을 맛봤다.

한편 금융권 콘텐츠가 여전히 '고루하다'는 선입견은 장애물이다. 각 금융권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살펴보면 스타가 등장하거나 콘텐츠가 획기적이지 않는 한 조회수가 적게는 수십 건에서 많아야 100여건에 그친다.

카드 크리에이터 관계자는 "금융권 콘텐츠는 지루하다는 편견이 뿌리깊다"며 "금융권만의 독자 유인요소가 부족해 기존의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비슷한 구성으로 제작하면 승산이 없다"고 평했다.

이어 "금융권이 웹드라마, 금융 토크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는 이유도 중심 주제인 '금융' 자체의 한계 탓"이라며 "독서나 재테크 같은 공부 콘텐츠를 소재로 성공한 유튜버들도 있는 만큼 크리에이터들의 생생한 표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