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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대출·내구제대출·3050대출…'추적 60분' 실신세대 노리는 불법대출 집중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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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전화 한 통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원하는 만큼 대출해준다는 일명 ‘작업 대출’. 이들의 목표물은 주로 실업과 신용불량의 이중고로 고통받고 있는 ‘실신세대’라 불리는 20, 30대 청년들이다. 학자금 대출 등으로 사회에 나오기 전 이미 빚더미에 오른 청년들은 취업난까지 가중되면서 당장 생활비가 없어, 이 같은 불법 대출의 유혹에 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대출원금의 최소 30%가 넘는 수수료에, 법정 최고 금리인 24% 이상의 이자를 요구한다는 불법 대출업체들. 이들은 청년들을 유혹하는 다양한 불법 대출 방식까지 고안해내고 있었다. 나 자신을 구제한다는 의미의 ‘내구제 대출’에서부터 30만원을 빌리고 50만원을 갚는다는 의미의 ‘3050대출’까지, '추적60분'은 더 악랄하게 진화하며 ‘실신세대’ 청년들을 빚더미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불법 대출 실태를 집중 추적했다.

추적60분 작업대출 [KBS]
추적60분 작업대출 [KBS]

지난해 대학교를 졸업한 김희진(가명, 25세) 씨. 빚을 갚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공장에서 일을 하며 2천 원이 넘지 않는 금액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그녀가 빚더미에 오른 건, 4년 전 작업대출로 받은 천만 원의 대출금 때문이었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학비 충당하기도 빠듯했던 희진 씨. 교제비 살 돈도 없어 고심 끝에 작업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원금의 24%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달 갚는 것도 버거웠다. 아직 원금의 절반도 갚지 못한 상황. 실제 희진 씨에게 불법 대출을 알선한 업자들은 이미 자취를 감춘 후였다.

그런데, 직장이 없던 희진 씨가 어떻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까. '추적 60분'은 인터넷상에서 불법 대출 광고를 하고 있는 한 업자를 찾아가 그들의 수법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들이 취재진을 데리고 간 곳은 놀랍게도 인근의 한 모텔. 직장이 없어도, 신용등급이 낮아도 수억 원까지 대출 가능하다는 불법 대출업자의 작업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

불법 대출 피해자 김희진(가명)는 “(가정 형편이) 좋지 못했어요. 부모님도 힘들게 일하시니까 더 (용돈을) 못 달라고 했죠. 월세도 나가야 되고, 휴대폰 요금도 내야 하고. 제일 많이 드는 게 식비, 그 다음으로 학기 초에 교재비...“라고 설명한다.

추적60분 내구제대출 [KBS]
추적60분 내구제대출 [KBS]

지난 해 4월, 스무 살이던 김민준(가명) 씨는 SNS를 통해 알게 된 불법 대출업자를 통해 내구제 대출을 받았다. ‘내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란 의미의 ‘내구제 대출’. 휴대전화 등의 전자제품을 자신의 명의로 구입하거나 렌트한 뒤 불법 대출업자에게 중고로 판매해 현금화하는 방식이다.

민준씨는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무려 12대의 가전제품을 렌트했다. 하지만 약속한 현금은 받을 수 없었다. 그가 렌털했다는 가전제품도 사라졌다. 민준 씨에게 남은 건, 5백만 원이 넘는 가전제품 렌털 연체료 뿐. 게다가 계약 종료 후 해당 가전제품을 반납하지 못할 시 2천여 만 원이 넘는 기기 값까지 물어야 하는 기막힌 상황에 처했다.

전직 불법 대출 브로커는 “먹잇감이죠. 나쁜 맘 먹고 달려들면, 속된 말로 팬티까지 벗겨 먹을 수 있는 게 청년들이죠”라고 설명한다.

추적60분 3050대출 [KBS]
추적60분 3050대출 [KBS]

'추적60분'은 자신을 전직 불법 대출 업자라고 밝힌 한 남성을 만났다. 33세의 박민우(가명)씨. 그가 알려준 업계의 불법 대출 방식은 매우 다양했다. 위장 결혼을 시키고, 전세 대출을 받게 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3050대출이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는 발을 들여서도 손을 대서도 안 되는 돈이에요 절대. 빠져나올 수가 없어요. 그냥 수렁처럼 계속 빠지는 늪이에요."

실제 남편의 실직 후 생활비가 없어 30만 원의 원금을 빌리고 일주일 만에 50만 원을 갚는 방식의 3050대출을 받았다는 김유리(가명) 씨. 하지만 그 돈을 갚지 못하자, 매주 10만원씩 이자를 내야했다. 이후 어린 자녀의 약값이 없을 정도로 생활은 궁핍해지자 이번에는 50만 원을 빌려 80만원을 갚는 방식의 5080대출을 받게 됐다. 그리고 업자는 매주 20만원의 이자를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50만원을 빌리고 두 달 동안 유리 씨가 납부한 이자만 무려 160만 원. 하지만 아직도 원금을 다 갚지 못한 유리 씨는 폭언과 협박을 일삼는 불법 대출업자의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

2012년에 설립된 사회적 기업 ‘더불어 사는 사람들’에 의하면, 청년들은 1인당 평균 34만 원 가량의 돈을 빌리고 싶어 했다고 한다. 결국 청년들은 소액의 생활비를 마련하려다, 고금리 불법 대출의 덫에 걸리고 있는 셈이다.

8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되는 '추적60분'에서는 점점 더 교묘하고, 대담해지는 불법 대출의 실태를 고발하고, 불법 대출로 인해 청춘을 저당 잡힌 ‘실신세대’ 청년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는지 대안을 찾아본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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