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은 통화정책에 '여력' 전한 美 FOMC의 '인내심'
2019.01.31 오후 6:01
동결 의지 '인내심' 문구로 전달, 당분간 완화기조 스탠스 유지할 듯
[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올해 한국은행 통화정책이 미 연준의 '동결' 금리변동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 한은의 고민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2.25~2.50%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 직후 성명에서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s)'이란 문구를 삭제하면서 속도조절에 대한 전망을 시사했다.

◆예상보다 '완화적'으로 돌아선 미 연준

그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한 채 한미간 금리차 역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부터 압박을 받아온 한은으로서는 미국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경으로 한시름 놓게 됐다.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통화긴축 속도를 늦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이주열 총재는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미국 통화정책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시사했다. 이날 이 총재는 "미 연준 점도표를 보면 올해 두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고, 연준 인사들도 데이터를 토대로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그렇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올해 한은의 통화정책은 국내 경기도 중요하지만 미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연준이 2015년 금리인상 이후 유지해온 '다소 점진적인 금리인상(some further gradual increases)'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금리 변경에인내심을 보일 것이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에 대해 예상보다 빠른 완화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총재 역시 31일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생각했던 것에 비해 통화정책의 스탠스가 좀 더 도비시(완화적)이었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연준은 지난해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지난해 3월 역전된 한·미 금리차는 0.75%p까지 벌어진 상태다. 한은은 지난 2017년 11월과 이듬해 11월에 걸쳐 2차례의 금리인상만 단행하며 현재는 연 1.75%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1월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서도 만장일치 금리 동결을 택했다.

30일(현지시간) FOMC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2.25~2.50%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하면서 주가는 상승 폭을 확대했고, 금리는 하락·달러 (dxy)는 약세를 보였다.[사진=뉴시스]


◆미 연준의 '인내심'에 주목하는 중앙은행과 자본시장

한은 금통위는 금리인상 조건을 하회하는 국내 성장률과 물가 전망으로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껴왔다. 완화적으로 평가하는 한은의 기준금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압력이 이번 미 연준의 '인내심'((patient)을 가지기로 한 움직임에 그 부담이 완화된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또 향후 미·중 무역분쟁, 영국 브렉시트,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등에 따라서 통화정책 스탠스가 변화할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미 연준의 완화기조 메세지는 한은에 기조 여력을 더했다는 점에서 좀더 능동적인 통화정책 수행할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번 성명서 문구에서 다시 등장한 '인내심'이란 표현을 볼 때 이번에도 최소 2회 이상은 기다릴 것으로 보여 시장은 상반기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과거 인내심이란 문구가 등장했던 2014년에는 추가 인상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박정우 한투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 스탠스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의지가 재확인됐으며, 연내 동결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금융시장과의 시각 차도 다소 축소됐다"면서도 "관심은 인내심의 유효기간이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한은 금통위에서 이 총재의 매파적 성향을 확인한 만큼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 등이 남아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9월을 전후로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재형 기자 webpo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