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천만에 별말씀 다 하십쇼, 트럼프!”
2019.01.25 오전 11:49
왕치산 부주석, “중국 경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반박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1990년 이후 가장 느린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이 마침내 ‘장난을 중단’하고 ‘진짜 협상’에 나올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성장 둔화를 지적하면서, 자신이 벌인 미중무역전쟁이 부분 성공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6.4%로, 지난 30년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이번 주 초 나온 직후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그러나 지난 22일부터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왕치산 중국 부주석은 이러한 통계가 ‘전혀 낮은 수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왕 부주석은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 6.6%는 매우 중요한 실적이며 전혀 낮은 것이 아니다”라며 “속도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성장의 질과 효율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연율 6.6%의 성장은 지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고,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끝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나 통계 수치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만큼 중국 지도자들은 당황스러워하지 않는다.

◇이제 중국은 규모의 경제다


경제 규모로는 지난해 중국이 기록적인 성장을 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지난해 명목 국민총생산(GDP)은 지난 2007년 14.2%의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며 달성한 증가액 5조1천억 위안(7650억 달러)을 훨씬 넘어선 8조 위안(1조2천억 달러)의 증가액을 기록했다.

핵심은 중국이 이제는 과거보다 훨씬 큰 규모의 경제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간과한 언론이 중국의 성장률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함으로써 둔화라는 혼란을 부른 것이다.

◇규모의 경제는 무역전쟁에서도 완충역할을 했다.

중국 경제 성장의 속성 변화는 미중무역전쟁에서 완충역할을 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 고통을 준 것은 사실이고, 중국 기업들은 수출 주문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 관점에서 보면 외국 수출은 과거처럼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다.

무역 흑자 감소가 지난해 성장률을 0.5% 정도 잠식했지만, 국내 수요가 수출 수요 감소를 보충하고도 남았다. 국내 소비가 지난 2000년 이래 최고 수준인 성장률의 4분의 3을 감당했다. 국내 소비가 늘어난 규모의 경제로 인해 수출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그만큼 외부 변수에 중국 경제가 탄력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 시스템 정비

중국은 이와 함께 금융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채무를 잡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비평가들은 GDP에서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에 채무를 줄이고 주식을 팔아 경영을 안정시키는 디레버리지가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장의 디레버리지 보다는 금융시장 안정화가 중국의 실질 목표다. 그런 관점에서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다. 부채의 증가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2015년에는 GDP 1위안을 증가시키려면 새로운 채무 4위안 이상이 필요했다. 지난해에는 그것이 지난 15년 동안의 평균 수치와 더불어 하락해 2.5위안으로 줄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명목 성장은 심각하게 둔화됐는데, 2017년 3분기 11.2%에서 지난해 4분기에는 8.1%로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됨에 따라 올해에는 더욱 성장이 느려질 것으로 예측된다. 명목 성장은 기업의 매출 성장과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에 기업들에게는 올해가 어려운 한 해가 될 수도 있다.

◇우려되는 소비 감소

소비 전망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낙관적이지 못하다.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임금 상승률 둔화는 소비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인구를 소득으로 분류한 중위 5분위 국민들은 지난해 실질 소득이 단지 2% 증가하는데 그쳤다. 최상위 5분위는 6.6%가 증가했다.

부자 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수입을 더 많이 지출한다는 사실로 미뤄보면 소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좋지 않은 수치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동전화 판매도 역시 감소했다.

◇경기 부양책으로 타개책 마련

중국은 이미 보다 많은 경기부양 정책에 눈을 돌렸다.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소득세를 낮춰주는가 하면, 은행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중요한 촉진책은 되지 못하지만 경제 정책의 지향점은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성장이 지금 보이는 것처럼 계속 둔화된다면 정부는 보다 과감한 부양책을 쓰게 될 것이다.

◇무역협상에 목매지는 않는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도록 하려는 의도는 명백하다. 그러한 조치는 양국이 수출과 내수를 모두 진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의 협상은 3월1일 마감 시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중국 협상팀은 해외 기업을 보다 공정하게 대접하는 근본적인 개혁과 미국산 상품 추가 구매 등의 약속을 포함하는 제안으로 미국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자신이 올린 글을 진실로 믿고 있고, 미국의 힘을 과대평가하는 위험에 빠져있다.

중국은 무역협상 타결을 진정으로 원하지만, 그렇다고 절박한 심정은 아니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