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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1년…삼성·LG 입지는 여전히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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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가드 여파 예상됐지만 악재 딛고 점유율 유지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해 1월 22일 발표한 미국발 세이프가드에도 국내 업체들이 미국 세탁기 시장을 잘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연간 미국 시장 세탁기 점유율(매출 기준)은 각각 19.2%와 17.2%다. 이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되기 전인 지난 2017년 연간 점유율과 비교해 별다른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2017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 LG전자는 16.8%였다.

삼성전자 플렉스워시 세탁기.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플렉스워시 세탁기. [출처=삼성전자]

당시 미국은 세탁기 완제품에 대해 연간 120만대 쿼터에서 1년차 20%, 2년차 18%, 3년차 16%의 관세를 부과했고 쿼터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각각 50%, 45%, 40%를 부과했다. 세탁기 부품 역시 쿼터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완제품과 관세가 같았다.

이에 당초 업계에서는 세이프가드 여파로 국내 업체들의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의 위축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의 점유율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반면 월풀은 세이프가드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렸다. 올해 연간 점유율 15.8%로 2017년 16.3%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월풀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 떨어졌다. 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3분기까지의 연간 누적 실적은 적자다.

이 같은 결과는 삼성·LG전자가 세이프가드에 대비해 기민한 대처를 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양사는 우선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빠르게 갖췄다. 삼성전자는 3억8천만 달러를 투자해 지난해 1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연간 100만대 생산 규모의 세탁기 공장을 완공,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당초보다 한두 달 정도 가동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이를 토대로 현지 판매 물량은 철저히 미국 현지 공장에서 조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으로 세탁기 공장을 100% 가동해 실제 생산량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조성한 연간 120만대 규모의 세탁기 공장에서 지난해 12월 초부터 세탁기 양산을 시작했다. 당초 예정보다 두세달 정도 가동 시점을 앞당겼다. LG전자는 현지 공장 완공 시점이 다소 늦었지만, 세이프가드 전 대량의 재고를 미리 미국에 들여오는 식으로 관세를 피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현지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LG전자 트롬 씽큐 세탁기.  [출처=LG전자]
LG전자 트롬 씽큐 세탁기. [출처=LG전자]

'프리미엄' 전략도 통했다. 삼성전자는 플렉스워시 등 프리미엄 라인의 세탁기를 여럿 내세웠고 이것이 주효했다. LG전자도 현지에 트롬 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8월 미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에서 판매된 세탁기 상위 50종 중 삼성전자 세탁기가 21종, LG전자 17종이었다. 관세 여파로 삼성·LG의 현지 세탁기 판매가는 올랐지만, 미국 고객들은 여전히 이들 브랜드를 선택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가전 시장인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 세탁기를 선호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현지 업체 제품을 외면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이프가드 여파는 국내 대미 세탁기 수출 규모에 큰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세이프가드 대상 품목에 해당하는 대미 세탁기 및 세탁기 부속품 수출액은 총 1억7천800만달러(약 2천7억원)로, 2017년 3억1천900만달러보다 44.2%나 줄었다. 이 여파로 전체 세탁기 수출액도 2017년 10억6천300만달러에서 지난해 6억5천600만달러(약 7천397억원)까지 감소했다.

앞으로도 미국을 중심으로 세탁기 수출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수입규제 대응을 위한 현지공장 가동 등 해외생산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며 수출 감소를 예상했다. 2017년 기준으로 국내 업체들의 세탁기 해외 생산 비중은 86.9%인데, 이 비율도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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