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규 LCC 탄생' 출혈경쟁? 자유경쟁?
2019.01.11 오전 6:00
올해 1분기 신규 저비용항공사 진입을 코앞에 두고, 항공업계의 분위기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6곳의 업체가 여객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신규 시장 진입을 앞둔 항공사는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 플라이강원 등 4곳이다.


적어도 1~2곳의 신규항공사가 면허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다양한 항공사업자가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기존 국내 LCC 관계자는 "이미 기존 업체로도 신생 항공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충분히 잘 운영되고 있다"면서 "제주공항의 경우 더 이상 항공기가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공항 슬롯(특정 시간 당 항공기의 이·착륙 가능 횟수)이 포화상태이며, 김포공항은 밤 11시 이후 야간운항이 제한돼 신생 항공사가 제대로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LCC 관계자는 "항공편 시간대 역시 새벽 12시에서 오전 6시 사이로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면서 "무엇보다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무차별적인 저가정책으로 시장 분위기를 망치고, 항공안전정비 능력이 검증되지 않으면서 자본금만 내세운 항공사가 들어와 사고가 발생하면 국내 LCC들 역시 입지가 좁아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반면 국토부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항공사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항공사업자가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을 이용한 전체 여객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6천825만9천여명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국제여객 수가 개항 이래 처음으로 세계 5위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진입을 앞둔 예비 LCC들은 매년 여객 이용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항공사의 자회사로 운영되는 저가항공사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소수 기업에게 쏠린 독과점 체제를 풀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7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김포~제주' 노선의 성수기 항공권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한항공은 11만3천200원, 아시아나항공은 11만9천200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경우 10만1천원에서 10만4천100원으로 대형항공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면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예비 LCC들은 일본의 경우 현재 11개의 저가항공사가 노선을 운영하며, 성수기에도 항공권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입하는 등 소비자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역량 있는 저가항공사를 육성해 건전한 서비스 경쟁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국토부는 과당경쟁을 이유로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의 면허 신청을 반려했다. 플라이강원은 2016년 4월과 2017년 12월, 에어로케이는 2017년 6월 반려됐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시작한 신규 항공사 면허 심사에서 과당경쟁을 심사 기준에서 삭제해 이들 업체의 면허 취득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기존 LCC업체들이 우려하는 무분별한 과당경쟁, 항공전문인력 부족 등이 내부출혈로 이어져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미 정부와 국토부는 과당경쟁 부문을 심사기준에서 삭제하면서 신생 LCC 업체 추가 진입을 통한 경쟁의 문을 열어둔 상황이다.

신규항공사의 탄생으로 국내 LCC 간의 가격경쟁은 예상되는 일이지만, 이런 경쟁이 기존 LCC들의 내부출혈로 이어질지, 오히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자유롭고 정당한 경쟁이 될지는 소비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와 국토부는 신규 항공사업자 면허를 선정하는데 각 업체의 자본금의 투명성 여부, 항공전문인력 확보 상태는 물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경영난으로 인한 파산과 폐업 등 경영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항공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사고예방에 얼마나 철저하게 대비하는지, 이용객 피해 보상 방안 등 안전에 대한 요건은 갖추었는지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