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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70년대 고스란히 옮겼다…강렬한 시대적 여운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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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우리나라 1970년대의 아이러니한 시대상을 담은 블랙코미디 영화가 탄생했다. '마약왕'(감독 우민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마약이라는 자극적인 소재 이면에 감춰진 시대,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간 인간의 표상을 쫓으며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 이두삼(송강호 분)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은 내용. 배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소진, 이대명, 조우진, 이희준, 이성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한 작품이다.

영화는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를 '마약'으로 재패한 이두삼의 일대기를 그린다. 이두삼의 활동지인 부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사는 당시 그곳을 디테일하게 재현해, '그때 그 시절'로 관객을 안내한다. 더벅머리 헤어에 딱 붙는 바지, 큰 칼라의 티셔츠를 입은 남성들, 4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로비스트 김정아(배두나 분)의 화려하고 레트로한 의상,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를 연상케 하는 김소진의 시그니처 스타일 등이 곳곳에서 등장해 극을 빈틈없이 장식한다.

마약으로 "수출 금자탑을 세우자"라는 이두삼의 대사 등 각 인물들이 주고 받는 말들은 끊임없이 웃음을 안기지만, 동시에 어두운 시대상과 직결돼 씁쓸함을 불러일으킨다. 수출 제일주의를 본격 내세우기 시작한 19970년대, 어쩌면 소시민에 가까운 캐릭터 이두삼이 막대한 부와 명예를 획득하는 과정은 그 당시 부정부패의 카르텔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성공가도를 달리는 이두삼과 노동권을 박탈당하며 밤낮 없이 일해야 했던 노동자들의 모습은 극명히 대조돼 쓴 맛을 남긴다.

극 중반까지 블랙코미디 분위기로 한껏 무장한 '마약왕'은 자연스럽게 한 인물의 끝없는 집착, 그리고 끝내 타락하는 일련의 과정을 그려나가며 전체 톤을 변화시킨다. 마약으로 '애국'을 했다며 "이 나라는 내가 먹여 살렸다 아이가"라고 자랑스러워한 이두삼은 결국 한 정권의 몰락에 직격탄을 맞고 자멸한다. 이두삼의 인생에서 당시 삶을 살아간 사람들의 극과 극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인물 안에 정반대의 모습이 이질감 없이 표현된 데는, 음악이 큰 힘을 보탠다. 영화의 초반과 끝을 장식하는 곡, 가수 김정미의 '바람'은 "인생은 바람이 8할"이라고 말한 이두삼의 인생을 대유하고 이어지는 가수 정훈희의 '안개', 군가 '멸공의 횃불' 등도 적재적소에 쓰여 해당 사건 또는 장면의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특히 캐릭터의 변모와 함께 배경음악이 클래식으로 채워지면서 인물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극화된 클라이맥스가 완성된다.

한편 '마약왕'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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