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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게임 "주 52시간, 수정·보완 필요"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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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특수성 반영안돼 연착륙 어려워…선택적 근로제 등 늘려야

[아이뉴스24 김국배, 김나리 기자] IT서비스·게임업계를 중심으로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나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연착륙이 어려운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신용현·이동섭·김수민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ICT 분야 52시간 근무, 정답인가?' 정책토론회에서는 주 52시간 제도가 현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업계 특수성을 고려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주52시간 근무제가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도입되면서 업종, 회사, 근로자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거꾸로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해가 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발제자로 나서 "주 52시간 근무제는 '침대에 다리를 맞추는(신화 속 프로크루스테스 침대)' 식의 획일적 규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선택적 근로제 정산기간 확대 요구, 개개인 근로시장 연장 아니다"

IT서비스·게임 업계는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시스템통합(SI) 산업은 대표적인 주문형, 수주형 산업"이라며 "일반적으로 IT서비스 프로젝트는 하반기 집중적으로 투입돼 어쩔 수 없이 연장근로 필요성이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한 회원사는 A프로젝트 개발 단계(3개월)에서 월 평균 17.9 시간의 초과근무가 생겼고, 테스트 단계(1개월)에서는 66.1시간이 발생하는 등 뒤로 갈수록 초과근무 시간이 집중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행 선택근로제의 정산기간(1개월)을 3개월 내지 6개월로 늘리는 게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하기 위한 해법이라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탄력적 근로제는 사전에 업무량을 예측할 수 있는 업무에만 적용할 수 있어 소프트웨어(SW) 관련 업종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선택적 근로제를 활용하기를 원한다.

채 전무는 "수주형 산업은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사업시간을 예측할 수 없어 탄력근로제와는 사상이 다르다"며 "정산기간 확대는 개개인의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적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강화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한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1953년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은 제조업 모델로 돼 있어 굴뚝산업을 전제로 하고, ICT 업종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며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이 한달로 짧아 늘려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데 맞다"고 말했다.

이어 "활용할지 말지는 기업의 재량 문제 같다"며 "철저한 검증보다는 넓게 풀어주고 짧게 하든 길게 하든 노사에 맡겨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병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산업과장은 "탄력적 근로제 운영기간은 법률사항이어서 행정부에서 할 수 없고, 다만 노사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 고용부 입장"이라며 "선택적 근로에 대해서는 과기부 내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게임 개발이 주로 팀 단위로 이뤄지고, 개발된 게임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일괄 규제는 자칫 게임 개발의 역동성을 억제시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축사를 통해 "임금 미지급이나 업무 강요 등 부당한 노동업무환경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 형태를 띄는 게임 업계의 특수성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4시간 애프터서비스(AS)가 필요한 게임 서비스 특성상 새벽에 실시간 오류가 발생하면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이에 따라 주 52시간제 개선에 관한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병도 게임산업협회 선임연구원 역시 "게임 업계에서는 신규게임 출시 때 집중 근로가 이뤄지고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24시간 대응이 진행되는 상황도 있다"며 "52시간 근무와 관련해 게임 산업의 특수성을 인정해달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고 주장했다.

김규직 문화체육관광부 과장도 "게임 산업은 단순 노동이 아닌 '창작'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24시간 대응과 게임 출시를 위한 집중 근로 등 게임 업계에 다양한 애로사항이 있는 만큼 '삶의 질 향상'이라는 현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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