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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가 메신저와 '찌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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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최근 이지큐(EzQ) 메신저가 내년 5월을 끝으로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지큐 메신저는 증권업계 종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다.

삼성증권에서 2000년에 운영해온 'FN메신저'가 전신으로, 이후 '삼성팝(POP) 메신저' '이지큐 메신저'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지난해부터는 삼성증권에서 서비스를 종료해 이지닉스에서 운영해왔다.

이지큐 메신저는 증권가 메신저계(?)를 양분하고 있는 '미스리 메신저'와 함께 소위 말하는 '증권가 찌라시'의 주된 유통 통로로 이용됐다. 보안성과 편의성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다른 메신저들은 대화를 일정 기간 서버에 저장해두지만 증권가 메신저는 사용자의 컴퓨터에만 대화를 저장한다. 사용자 컴퓨터에서 대화를 지울 경우 주고받은 내역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추적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여러 사람들과 '단톡방'을 만들어 다(多)대 다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 다른 메신저 시스템과 달리, 일대 일로 동시에 수백명에게 쪽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도 빠르게 찌라시를 유통시키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증권가 메신저의 한축이었던 이지큐 메신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후에도 증권가 찌라시는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모바일 기반 메신저들이 자리잡으면서 찌라시의 유통 루트는 이런 모바일 메신저로 옮겨간 상태다. 오히려 이후에는 이 같은 이동이 더욱 활발해질 수도 있다.

증권가에서만 유통되던 찌라시가 대중형 메신저로 퍼지면서 그 속도와 파급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그만큼 위법적인 내용이 유포되더라도 최초유포자를 찾아내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최근에는 '미국 세컨더리 보이콧' 같은 루머가 여러 메신저를 통해 우후죽순으로 퍼지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하고, 급기야 금융당국이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과거 '최진실 사채 괴담'이나 '연예인 성매매' 등의 연예계 루머에서부터 '김정은 사망설' 등의 헛소문들이 찌라시로 유포되면서 증권가 메신저들이 원흉으로 지목되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남들이 모르는 정보'에 대한 욕구는 사라질 수가 없다. 증권가 메신저가 없어져도 증권가 찌라시들은 없어질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가십성 루머나 주가조작 등을 위한 가짜 정보, 무분별한 '신상털기' 등 악의적인 찌라시에 대한 경각심은 사용자들 스스로가 가져야 할 것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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