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도 유튜브 전성시대
2018.11.12 오후 2:34
與野 대결 '점입가경'···국내 업체들 규제 여파에 '촉각'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유튜브가 정치권에서도 전성 시대를 맞았다.

야권이 유튜브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고 있는 가운데 여권도 새롭게 채널을 열며 맞불을 놨다.

여야가 유튜브 정치 행보를 보이면서 국내 업체들 사이에선 정쟁이 불거지면 동영상 규제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신규 유튜브 채널 '씀'을 개설하고 유튜브 정치를 본격화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유튜브 공식 계정이 있었지만 구독자수가 1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구독자 수 2만9천명), 보수 성향의 정규재TV(29만명)와 고성국TV(13만명) 등 야권 유튜브 채널에 비해 지지도가 부족했다. 트위터·페이스북, 팟캐스트와 달리 유튜브에선 열세를 보인 셈이다.


민주당은 '쓸모있다, '쓰이다' 등의 뜻을 가진 '씀' 채널을 통해 정치 이슈 대담 방송, 일상 방송을 선보이며 유튜브 이용자를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11일 공식 오픈 행사를 열었는데 현재 구독자 수는 6천명을 돌파했다.

◆SNS 정치 후끈 …규제 불똥 우려도

정치권이 이같이 유튜브를 소통 도구로 활용하는 건 영향력 때문이다. 국내 이용자들은 앱 사용 시간의 86%를 유튜브(와이즈앱 5월 조사 기준)에 쓴다.

김남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지난달 발간한 '주요 OTT 서비스의 영상 콘텐츠 제공 현황 및 모니터링 정례화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유튜브가 정치적 쟁점이 있는 시기에 정치·시사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6·13 지방선거일을 전후로 유튜브의 실시간 인기 동영상 목록(50개)을 분석한 결과(총 8회), 정치 분야 동영상(뉴스·의견)의 비율은 10%~36%에 이르렀으며 지방선거 이전에 30%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이슈가 현안이 된 시점에 그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남두 연구위원은 "유튜브가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충족하는 정보 제공 출처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며 "특히 정치적 사안이 쟁점화되는 시기에는 정치 분야의 시사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소셜미디어가 정치 홍보 플랫폼으로 활용 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문자(텍스트) 위주 플랫폼에서 동영상 중심의 유튜브로 대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해외 SNS 업체 관계자는 "페북·트위터 정치라는 말이 있듯이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홍보 전략이 중요해지면서 국회의원 보좌관이 직접 SNS업체에 방문해 활용법을 배우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며 "유튜브의 경우 텍스트보다 편집, 메시지 전달 등 콘텐츠 제작 방식은 어렵지만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튜브 정치 시대에 유튜브 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 '유튜버'들도 몸값이 치솟고 있다. 정부 관료, 국회의원들은 이들을 초대해 대담 방송을 진행하려는 추세다. 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정치 이슈도 쉽게 전달할 수 있어 이들을 선호한다는 후문이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업계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대담 동영상 파트너로 인기 유튜버들을 선호해서 섭외 요청이 많다"며 "하지만 일부는 행사 하나당 수천만원씩을 원하기도하고, 관련 이슈에 대해 스터디 하지 않아 중간에서 애를 먹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유튜브 정치 시대를 바라보는 국내 동영상 업체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정치 공방에 휘말리지 않은 점은 다행이지만 과거 포털이나 하던 공론장 역할을 하던 유튜브가 대체하고 있다는 점, 규제 움직임이 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설명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정치 공방에 휘말리지 않는 점은 다행이지만 국내 포털이 하던 공론장 역할을 이제 유튜브가 하게 된 거 같아 씁쓸한 측면도 크다"며 "더 이상 유튜브가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인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는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데, 자의적 기준이다보니 정쟁에 휘말릴 소지가 크다.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은 ▲증오성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노골적인 콘텐츠 ▲과도한 노출 및 성적인 콘텐츠 ▲유해하거나 위험한 콘텐츠 ▲사이버 괴롭힘 ▲저작권 ▲위협 등 요소로 구성돼 있다.

올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구글 유튜브는 여·야 모두에게 난타를 맞았다. 여당은 삭제 요청한 허위·조작 콘텐츠를 구글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내리지 않았다며 유튜브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보수 성향의 고성국TV가 삭제 됐다 반발이 일자 복구됐다며 삭제 기준을 추궁했다.

업계 관계자는 "총선 정국이 되면 유튜브를 놓고 정쟁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동영상 규제론이 강화될텐데 유튜브는 해외업체니 제대로 규제를 하지도 못하고 국내 업체만 피해를 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