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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과 '낭군님'의 교집합, 정수교의 도약(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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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드라마 모두 사랑받아…시골 청년대장 역 욕심나"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조심스러움과 능청스러움을 오가며 던지는 농담들이 귀에 쏙쏙 박혔다. 몇 주 전까지 TV에서 그려내던 매니지먼트사 악덕 대표의 얼굴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 싶었다. 이렇게 보면 배우를 하기엔 너무 순박한 얼굴 같은데, 또 저렇게 보면 매서운 눈매가 칼날 같다. 하나의 얼굴, 같은 사람의 눈인데 이렇게나 다르다. 화제작 드라마들에 동시에 출연하며 안방에 존재감을 심어낸 배우 정수교(31)의 첫 인상이다.

MBN 드라맥스 드라마 '마성의 기쁨'과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보여준 서로 다른 이미지 역시 다양한 색깔을 담은 그의 얼굴 안에서 가능했다. '마성의 기쁨'에선 송하윤(주기쁨 역)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전 소속사 대표 김범수 역을, '백일의 낭군님'에선 자모전가의 사채업자 마칠로 분한 그다. 두 인물 모두 주인공들의 앞날을 가로막는 캐릭터지만, 분위기도 온도도 달랐다.

두 드라마가 모두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 속에 막을 내리면서, 정수교를 알아보는 눈도 많아졌다. 특히 처음으로 주인공의 감정선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인물로 분했던 '마성의 기쁨' 속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종영을 맞아 조이뉴스24와 만난 정수교는 드라마 속 김대표의 모습을 싹 지워낼만한 유쾌한 입담으로 그간의 작업기를 풀어놨다.

"다 같이 고생하고 땀 흘린 드라마들이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아 기분이 좋아요. 만약 '마성의 기쁨'과 '백일의 낭군님' 둘 중 한 편만 큰 사랑을 받았다면 어디서 속 시원히 웃지도 못했을 것 같은데, 두 드라마 모두 잘 돼서 더욱 좋죠. 두 드라마의 교집합에 제가 있다는 것도요."

'백일의 낭군님'의 마칠과 '마성의 기쁨' 속 김대표를 동일한 배우가 연기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나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극의 분위기도, 배역의 느낌도 전혀 달랐던 것에 더해 배우의 캐릭터 소화력이 힘을 발휘한 덕분이었다. 정수교는 "기사를 보고 두 인물을 모두 제가 연기했다는 것을 알았다는 반응을 보며 '성공했나?'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어 "두 작품을 모두 보시는 분들이 있다면 몰입을 해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몰랐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수교의 데뷔작은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친구2'다. 극 중 성훈(김우빈)의 친구인 해영 스님 역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종종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곤 하는 '친구2' 덕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며 고마워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장난꾼이다. '마성의 기쁨'을 통해선 주인공에게 직접적 동기들을 제공하는 악역으로 분해 또 한 계단 올라섰다.

캐스팅 당시를 떠올리던 그는 "기분이 너무 좋았지만 내가 악역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검증해본 적이 없으니 걱정도 많았다"며 "소속사 대표의 이미지를 생각할 때 내 나이가 어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우려가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노안이라 30대 후반으로까지는 보일 수 있는데, 그 이상은 어렵겠더라"며 "어릴 때부터 새치가 많아 일부러 커버하지 않고 살리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스스로 김대표 역에 자신이 캐스팅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이를 감독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지 묻자 "여쭤보지는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여쭤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눈에 대해 언급해주시더라고요. 어떨 땐 찝찝한 느낌을 주고(웃음) 어떨 땐 순해보이기도 한다고요. 처음엔 저를 보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마성의 기쁨'을 모니터링 하다보니 (평소와) 눈빛이 다르긴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2' 오디션 때도 인물조감독 형으로부터 '눈빛이 좋아 오디션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고요."

'친구2'의 개봉 시점을 기준으로, 정수교는 27세의 나이에 배우로 데뷔했다. 또래 연기자들과 비교해 늦깎이 데뷔라 여길 수 있는 나이지만, 스스로는 "이 정도면 빠른 것"이라 말한다. 기성 배우들보다도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아직 무명 시절을 겪고 있는 경우도 많다며 "나는 내 생각보다 빨리 데뷔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욱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답했다.

데뷔 6년 차, 첫 악역을 소화하며 얻은 수확은 컸다. 정수교는 "현장에서 감독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며 "이전의 배역들보다 분량이나 의미가 크기도 했지만, 과거 내가 질문을 잘 못하는 배우였다면 이제 궁금한 것을 여쭤보거나 의견을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수교는 "사실 어릴 때부터 가장 연기하고 싶었던 배역은 시골의 청년대장 같은 캐릭터"라며 "솔선수범하며 자신의 소신이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꼭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담백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선 묵직한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지난 여름과 가을 많은 사랑을 받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다음 활동을 준비하려고 해요. 어릴 때부터 포부가 많았고, 작전이나 계획을 짜는 것을 좋아했었거든요. '꼭 이뤄질거야'라고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계획을 짠다고 꼭 그대로 이뤄야만 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하고요. 그래서 더욱 담백해지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그들을 통해 확신과 힘을 얻으면서 연기하고 싶어요."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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