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정현 의원의 솔직한 '반성'과 '한국당의 매너'
2018.10.30 오후 9:24
'메시지' 품격 저하는 '메신저' 신뢰 저하로 이어져
[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2016년 9월 27일. 당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의장실 복도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씨'는 도저히 의회민주주의를 지킬 자질과 자격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박주선 국민의당 부의장에게 의장직을 물려주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또, 당시 단식 중이었던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세균이 물러나든지 내가 죽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을 '정세균 씨', '정세균'이라고 칭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2018년 10월 26일.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 이정현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품격경영'이라는 책을 읽고 공인으로서 평상시 저의 기초 매너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많이 부끄러웠다"고 솔직한 고백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품격경영'의 저자인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렀다. 신 대표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외교관과 정치인들이 참고하면 도움이 될 만한 매너와 에티켓, 소통 및 교섭 매너 등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 대표는 마무리 발언으로 "매너는 자원이다. 기술이나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경쟁력이 떨어지면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너는 중요하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라는 영화 '킹스맨(Kingsman)'의 유명한 대사도 있다. 한 사람의 언행 속에서 보여 지는 매너는 그 사람의 품격과 품위의 정도(程度)를 결정한다.

특히, 정치인의 품격과 품위는 그 정치인이 쓰는 언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치인은 언어로 자신의 견해나 입장을 표명하고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만큼, 정치인의 말은 정치인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때문에 지나치게 원색적인 표현이나 부정적인 언어 사용의 반복은 정치인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즉, '메시지'의 품격 저하는 '메신저'의 신뢰 저하로 이어진다.


한국당은 30일 의원총회에서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의 '한국 보수 정당의 위기와 재건-한국당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 원인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한국당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여 소속 정치인들의 잦은 실언과 실수가 반복, 국민 신뢰 상실,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도 믿으려 하지도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보고서 논평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사점 세 가지 중 하나로 "당 구성원들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혁파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의 ‘막말’에 이어 최근 '개망신', '애꾸눈' 등의 단어를 써가며 비난을 쏟아내 좀처럼 막말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으로부터 "평상시 기초 매너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많이 부끄러웠다"는 고백을 기대해본다. 21대 총선(2020년 4월)까지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송오미기자 ironman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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