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미션①]'러브'보다 뜨거웠던 울림…김은숙표 시대극
2018.10.01 오전 7:11
'미스터션샤인'의 찬란한 기록…품격 있는 명대사+도전의식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안방극장이 또 '김은숙 마법'에 홀렸다.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표 멜로를 넘어 구한말 시대를 안방에 옮겨놓으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션샤인'(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이 찬란한 기록을 썼다.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 이후 '미스터 션샤인'을 들고 돌아온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 그리고 9년 만에 돌아온 이병헌, 충무로 대세 김태리의 조합은 옳았다. 시청자들은 김은숙 작가의 명대사에 흠뻑 젖었고, 혼신의 열연을 펼친 이병헌과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그리고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했다. 그 시대를 살아갔던 뜨거운 심장을 가진 캐릭터들과 배우들과 환상적 케미, 탄탄한 서사와 묵직한 울림, '미스터 션샤인'은 또 하나의 인생작으로 완성됐다.



◆'미스터션샤인', 시청률부터 화제성까지 다 잡았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이름 없는 영웅들의 항일 투쟁사부터 애절한 로맨스까지 담아냈다.


'미스터션샤인'은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태양의 후예', tvN 최고 시청률을 썼던 '도깨비'에 이은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 받았던 바. 그간 로맨스 중심의 이야기를 써내려왔던 김은숙 작가가 구한말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극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대대적인 '물량 공세'도 더해졌다. 국내 드라마 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원 제작비로 화제를 모았으며 넷플릭스를 통한 전세계 방영이라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미스터션샤인'은 또 하나의 '특급' 작품이 됐다. '미스터 션샤인'은 첫회 시청률 8.9%(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기준)로 출발했다.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역대 1위 기록이었다. 첫회가 김은숙 작가와 이병헌, 김태리 등의 이름값에 따른 기대감이 뒷받침 된 결과였다면 이후는 탄탄한 스토리의 힘이었다. '미스터션샤인'은 15~16%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결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마지막회 자체최고시청률 18.1%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

김은숙 작가의 전작이자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도깨비'가 기록했던 마지막회 시청률 20%대를 넘지는 못했지만, 뜨거운 반향과 더불어 시청률을 모두 잡은 작품이 됐다.

숫자로 말하는 시청률 뿐만 아니다. 온라인 블로그, 커뮤니티, SNS, 뉴스 댓글, 동영상조회수 등 온라인 화제성을 분석하는 '화제성 드라마' 지표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구한말 시대 조국 지켰던 그들의 이야기…묵직한 울림

"남들이 다뤄보지 않았던 시대에 대해 다루는 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있었다."

제작진의 도전 의식은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드러났다. 그간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이 남녀 주인공의 멜로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번엔 무게중심이 달랐다. '미스터 션샤인'은 역사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우리는 기억해야 할 의병들에 관한 폭발적인 서사를, 김은숙 작가 특유의 필력으로 담아냈다. 주인공들의 애달팠던 '러브'에 매달리기보다, 아팠으나 뜨거웠던 우리의 역사를 촘촘하게 담아냈다.

진통도 있었다. 드라마 초반 구동매(유연석 분)의 캐릭터 미화 논란부터 일부 스토리라인이 식민사관적인 부분이 발견된다는 지적까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드라마는 픽션이지만,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고증과 역사 의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픽션 위에 역사의식을 두루 풀어내며 역사적 관심을 환기하고 시청자들에 의미있는 물음을 던졌다.

드라마는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피살된 을미사변으부터 1905년 을사늑약 전후의 시기까지, 격변하는 구한말 조선의 역사를 담았다. 민초들 뿐만 아니라 조선 최고 명문가의 애기씨까지, 조선을 지켜내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으로 일제에 저항 활동을 하는 모습이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일본이 '을사늑약'을 강제 체결하자 불꽃처럼 일어나 조약의 부당성에 항거하며 희생하고 나아가는 의병들의 모습 속에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녹여내며 안방극장을 울렸다.

드라마 곳곳에 등장하는 실제 역사들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 시켰다. 실제로 드라마 방영 후 고종, 을사오적, 이완용, 정미칠적 등 역사 속 실제 인물들과 함께 한일의정서, 제일은행권, 러일 전쟁, 을사조약, 헤이그 밀사 등 극중에 담겨진 역사적 사실들에 관한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하기도 했다.

김은숙표 명대사는 작품의 품격을 더했다. 구한말 조선을 살아가는 캐릭터들을 통해 때로는 불꽃처럼 뜨겁고, 때로는 사이다처럼 통쾌한 대사들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참 못됐습니다. 저는 저 여인의 뜨거움과 잔인한 사이 어디쯤 있는 걸까요.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더 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불꽃속으로. 한 걸음 더"라는 유진의 절절한 고백이 그랬고,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오"라는 애신의 강인한 의지가 그랬다. 여기에 "전쟁을 해보면 말입니다.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어떤 여인도, 어떤 포수도, 지키고자 아등바등인 조선이니, 빼앗길지언정 내어주진 마십시오"라며 일본 침략에 놓인 조선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긴 여운을 남겼다.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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