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돋보기] 재난대응 골든타임…재난망 도전기
2018.09.29 오전 6:01
한 눈에 살펴보는 이동통신 연대기 #28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 1세대(1G)부터 5세대통신(5G) 도입기까지 한눈에 살펴보는 이동통신 연대기를 연재 중입니다 -

재난사고에 있어 골든타임은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난 상황을 즉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통신체계가 필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재난안전통신망은 경찰과 소방, 해경, 지자체 등이 각각 다른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어 동시 통신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통신망이 일대일 소통이거나 데이터 사용은 불가능 또는 극히 소량만 전송할 수 있어 망 고도화가 선행돼야 했다.



범국가적 재난망 구축이 본격화된 때는 2003년이다.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를 거울삼아 통합적인 국가 재난망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다만, 이렇다할 사업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테트라(TETRA) 방식의 사업이 추진되기는 했으나 예비타당성 재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010년 다시 와이브로(Wibro)가 추가되면서 물망에 올랐으나 이 역시 고배를 마셨다.


재난망 사업은 근본적으로 경제적 실효성이 낮았다. 현재 일반 사용자가 쓰고 있는 이통사의 이동통신상용망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재난망은 재난안전과 관련된 기관들이 제한적으로 사용하면서도, 품질(QoS)보다는 커버리지가 우위에 있어 보다 촘촘한 기지국 구축이 필요하다. 조 단위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결국 통합 재난안전통신망은 2014년 세월호라는 안타까운 사태를 접하면서 다시 한번 도전의 길로 나섰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재난망 구축을 논의, 조속히 결론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작업을 수행했다.

미래부는 2014년 6월 재난안전통신망 기술방식 결정을 위한 정보제안서를 공개 모집했다. 테트라와 와이브로, LTE 등 3개 방식이 거론됐다. 결과적으로 테트라와 와이브로는 예타 평가에서 시장규모 축소와 기술발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면서 제외됐다. 기술 검증과 시스템 및 단말기 개발이 수월한 LTE 기술이 최종 확정됐다.

같은해 7월 미래부는 2개월간의 재난망 주파수 공급관련 전담 TF를 통해 PS-LTE로 기술방식을 확정하고 700M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당시 미래부는 재난망 구축 비용으로 1조7천억원에서 2조1천억원을 예측했다. 기술방식 선정과 주파수 공급은 미래부에서,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추진은 행정안전부가 맡았다.

하지만, 당시 700MHz 대역을 두고 지상파와 이통사 갈등이 고조되면서 재난망 주파수 할당 역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재난망의 경우 시급성 문제로 우선 분배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종적으로 718~728MHz 주파수 대역을 업로드로, 773~783MHz 대역을 다운로드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자로 LG CNS를 선정하고 사업에 대한 진행상황을 공개, LTE 기반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5년초 재난망 시범 사업을 위한 이통사와 통신장비업체간 눈치싸움도 치열해졌다.

2015년 2월 정부는 국가재난안정통신망 구축의 큰 틀을 확정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지역부터 시범 구축에 돌입해 2017년까지 3년간 단계적 구축을 발표했다. 총 투자비용으로 1조7천억원을 예상했다.

발표 당시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릉과 평창, 정선에 재난망을 시범 구축하고 2016년에는 9개 시도, 2017년에는 서울, 경기 및 6대 광역시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사업자 선정 역시 일괄발주 1개, 영역별 분리발주, 혼합형 분리발주 2개 업체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망구축 사업자 선정방식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KT는 시범 사업에서는 일괄 발주를 주장했다. 본 사업에서 여러 사업자가 참여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분리 발주를 주장했다. 국가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다양한 업체가 참여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찰 방식에서는 정부부처간 갈등을 빚었다. 국민안전처는 입찰경쟁을 통해 1, 2위 사업자를 선정해 각 지역에 배분하는 방안을, 조달청은 지역을 나눠 사업자를 선정하는 복수입찰 방식을 주장했다.

결국 국민안전처는 진통 끝에 2015년 7월 재난망 시범사업과 관련해 제1사업(평창), 제2사업(강릉/정선), 감리용역사업 등 3개 사업으로 나뉜 긴급입찰 형태의 사전공고를 내기에 이른다. 일반 공개경쟁 입찰 후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기술평가 90%, 가격평가 10% 등 종합평가점수로 협상적격자가 선정된다. 협상적격자 중에서 종합평가 점수가 1위인 사업자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히는 방식이다.

계획과는 다르게 시범사업자 선정은 같은해 10월까지 지연됐다. KT 컨소시엄은 SK텔레콤 컨소시엄을 종합평가점수에서 1~2점차로 앞서며 시범1사업자로 선정됐다. KT의 점수는 94.7134점, SK텔레콤의 점수는 93.1655점으로 알려졌다. 1사업 예산은 대략 340억 수준, 2사업은 82억1천600만원 수준으로 예측됐다.



시범사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1월까지 보강사업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행정안전부는 기존 로드맵을 수정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재난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재난망 구축시 투자되는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행안부는 재난망의 목적과 경제성을 고려한 전국 통화권 확보를 위해 '올포원(All-4-one)' 전략을 앞세웠다. 전국 어디서나 4개의 솔루션을 활용해 단일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다.

기존 무선통신망의 지역별 수요 및 시급성, 노후화 등을 고려해 중부권과 남부권, 수도권 순으로 단계별 구축을 계획했다.

1단계는 올해로 세종, 대전, 충북, 충남, 강릉 등 5개 도시를, 2단계는 내년을 목표로 부산과 대구, 울산, 경북, 경남, 광주, 전북, 전남, 제주 등 9개 시도를 커버한다.

2020년에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 3개시에 집중한다. 예산은 올해 1천228억원, 내년 3천186억원, 2020년 3천666억원, 이후 운영단계에서 9천202억원을 예상해 총 1조7천282억원을 예상했다.

지난 8월 23일 행정안전부는 재난안전통신망 사전규격을 나라장터에 공개하고 본사업을 공고했다. 대구지하철의 아픔 이후 무려 15년만에 본격적인 재난망 구축에 발을 뗐다. 입찰마감은 오는 10월 5일이다.

[연재] 한눈에 살펴보는 이동통신 연대기

1부. 카폰·삐삐, '모바일'을 깨우다

2부. 이통 5강 구도 'CDMA·PCS'의 시작

3부. 이통경쟁구도 '5→3강' 고착화

4부. 'IMT2000' 이동통신 '음성→데이터' 전환

5부. 도움닫기 3G 시대 개막, 비운의 '위피'

6부. 아이폰 쇼크, 국내 이통판을 뒤엎다

7부. 3G 폰삼국지 '갤럭시·옵티머스· 베가'

8부. 이통3사 LTE 도입기 "주파수가 뭐길래"

9부. SKT로 촉발된 3G 데이터 무제한

10부. LTE 초기 스마트폰 시장 '퀄컴 천하'

11부. '승자의 저주' 부른 1차 주파수 경매

12부. 4G LTE 도입 초기, 서비스 '빅뱅'

13부. 'LTE=대화면' 트렌드 중심에 선 '갤노트'

14부. LTE 1년, 주파수 제2고속도로 개통

15부. 음성통화도 HD 시대…VoLTE 도입

16부. 이통3사 'LTE-A' 도입…주파수를 묶다

17부. 역대 가장 복잡했던 '2차 주파수 경매'

18부. 과열 마케팅 논란 '광대역 LTE-A'

19부. 2배 빠른 LTE-A, 킬러콘텐츠 고심

20부. LTE 1년만에…스마트폰 3강 체제 확립

21부. '2014 악몽'…이통3사 순차 영업정지'

22부. '스카이·베가' 팬택의 몰락

23부. 불법보조금 근절 '단통법' 닻내리다

24부. 2014 아이폰 '리턴즈', 그리고 '밴드게이트'

25부. '카톡 대항마' 이통3사 RCS '조인'의 몰락

26부.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27부. LG전자, 옵티머스→G 시리즈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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