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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밸리 도덕성 논란 …국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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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겔·홈스·칼라닉 구설수···韓도 스타트업 전반 재점검 필요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스피겔, 홈스, 칼라닉…. 이른바 실리콘밸리의 성공 아이콘으로 통하는 스타 CEO 들이 잇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들은 실적 부진에 더해 경영 윤리 등 도덕성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아예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경우도 있다.

혁신성을 앞세워 투자자들로 부터 각광을 받았지만 기업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이나 경영 윤리 등갖추지는 못한 셈이다. 국내 스타트업계도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CEO들이 잇단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동영상 채팅 앱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지난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 10달러(약 1만1천원)선이 무너졌다. 스냅 주가는 지난해 3월 상장 당시 2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9달러대로 추락했다. 상장 후 흑자전환에 실패하는 등 부진한 실적도 한 몫했다.

실제로 미국 증권가에선 성장동력이 없어 스냅 주가가 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반 스피겔 최고경영자(CEO)의 독선적인 경영스타일 등 리더십 역시 도마위에 올랐다.

스피겔 CEO는 1990년생 스탠포드대 출신의 스냅 창업자다. 10~20대 이용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지난해 창업 6년만에 상장에까지 성공했지만 혁신 모델 부재, 선정적인 콘텐츠를 가리지 않는 광고 운영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리우던 엘리자베스 홈스는 사기 혐의로 경력이 끝날 위기에 처했다. 1984년생인 홈스는 스탠포드 대학을 중퇴하고 메디컬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테라노스는 혈액 몇 방울로 200여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 기업가치가 단숨에 90억달러(약 10조원)까지 치솟았다.

홈스는 화려한 언변으로 미국 매스컴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러나 테라노스 혈액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홈스는 사기꾼으로 처지가 전락했다. 지난 6월 이용자, 투자자를 속였다는 혐의로 기소됐고 테라노스도 이달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 외 최대 차량공유 업체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은 성추문으로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올초 경영권도 소프트뱅크에 넘겨 줘야 했다.

◆"아이템보다 학벌 보는 풍토 지양돼야"

이같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위기는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스타트업계 역시 고질적인 베끼기 논란과 기업윤리에 어긋난 성과주의, 스펙쌓기 장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뜬다 싶은 아이템을 그대로 베껴서 그럴듯하게 포장만 해 투자를 요청하는 사례가 허다하다"며 "미디어에서도 명문대 같은 스펙이나 단기 실적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 역시 문제 "라고 지적했다.

대기업 벤처 투자 조직에 있었던 한 관계자는 "좋은 아이템을 가진 팀 투자를 위에 제안했더니 창업자 학벌을 문제 삼더라"며 "그렇게 묻힌 아이템이나 스타트업이 부지기수"라고 꼬집었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 기업 다수가 등록 후 출근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센터에선 한 달간 단 한번도 출석한 현황이 없어 논란이 됐다.

지원 기관의 부실한 감독도 문제지만 국내에서 창업 지원책이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창업을 이력서에 넣을 스펙 한 줄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며 "내 능력이 모자라 투자를 못받는고 생각하다가 정부나 기업 지원이 이들에게 돌아가면 허탈하다"고 털어놨다.

스타트업 경영 윤리도 도마 위에 자주 오른다. 특히 올 초 '미투'가 일어나면서 SNS이나 익명 커뮤니티엔 스타트업계 성추행 폭로 글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엔 O2O(온오프라인 연계) 업체 경영진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밖에서 보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춘 듯 하지만 대기업보다 폐쇄적인 조직도 많다"며 "대표 한명이 이끌어 가는 구조에서 성추행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풍토를 없애려면 투자 지원 기관의 투자 방식, 스타트업계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4월 출범 선언문에 올바른 기업 문화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많으면 좋겠지만 적확한 투자처로 자금이 가도록 투자 전후 점검이 필요하다"며 "스타트업계도 사내 규정을 마련해 기업 윤리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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