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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세심한 리더십' 손흥민, 화룡점정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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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주장으로 일본과 마지막 경기, 절실하게 뛴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잠시만요. 여기 좀 패였어요. 위험할 것 같은데."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페르칸시보 스타디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마지막 훈련을 했다.

훈련은 초반 15분 공개 뒤 비공개로 전환됐다. 가볍게 운동장을 돌며 호흡 잡기에 나선 대표팀은 이후 콘을 놓고 빠르게 지나가는 훈련을 했다.

그런데 훈련 전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김은중 코치에게 다가갔다. 일정한 간격의 스텝을 해야 하는 훈련 끝 지점의 그라운드가 많이 패였던 모양이다. 손흥민은 "여기가 좀 패였다. 위험할 것 같다"며 발로 정비에 나섰다. 이후 동료들에게 "여기 패였으니 조심히 지나라"고 말했다. 작은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손흥민이다. 피곤이 쌓인 상태에서 패인 잔디 하나가 부상 유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U-23 대표팀에 왔다. 오는 과정이 너무나 고됐다. 7월 미국 프리시즌 투어를 끝내고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개막전을 치른 뒤 싱가포르를 거쳐 조별예선이 열린 반둥으로 들어왔다.

숱한 장거리 이동을 했던 손흥민이지만 피로가 쌓이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다. 반둥에서 3경기를 하고 곧바로 치카랑으로 이동해 이란과 16강전을 치르고 또 8강 도시 브카시로 이동했다. 우즈베키스탄과 8강이 끝난 뒤에는 4강전이 열린 보고르로 역시 이동했다.

후배들과 짐을 풀고 싸서 경기하고 이동하는 빡빡한 일정을 견딘 손흥민이지만 주장이라 챙겨야 할 일도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전을 4-3으로 이긴 뒤 부담에 눈물을 쏟은 이승모(포항 스틸러스)를 안아주며 위로했다.

때로는 악역도 마다치 않았다. 조별예선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한 뒤 후배들을 거칠게 다루며 정신 집중을 요구한 바 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나사가 풀린다면 그야말로 탈락이라는 운명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경기 내, 외적으로 세심하게 후배들을 챙기며 스스로도 더 성장하는 중이다.

손흥민은 결승을 앞두고 숱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가장 민감한 병역 이행에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렇지만, 손흥민은 "지금은 오직 대회에 집중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승리와 금메달이라는 두 가지 목적에만 집중하도록 다른 문제들을 차단하려 애를 썼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결승골이 된 황희찬의 페널티킥 시도를 양보한 것에 대해 "사기를 올려주고 싶었다"며 감샀고 수비 붕괴에 대해도 "모두의 문제"라며 특정 개인의 잘못이 아님을 지적했다.

일본과 경기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에서도 손흥민은 "대표팀은 승리에 굶주렸다. 금메달에 대한 배고픔이 있다"며 퇴로 없는 경기에서 확실한 한판승을 다짐했다. 후배들에게 상대가 라이벌 일본이지만 냉정한 승부를 주문한 것이다.

U-23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리더십은 일본전이 마지막이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1골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해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황희찬(함부르크SV), 나상호(광주FC) 등 골을 넣을 능력이 있는 능력자들이 많다.

골 부담이 있었던 월드컵과 달리 미끼 역할만 해줘도 대성공이다. 연령별 대표팀으로 나선 국제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손흥민에게는 처음으로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중요한 기회다. 이를 알고 스스로 희생의 길을 택한 손흥민이다. 마지막 방점을 찍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기대하는 손흥민이다.

조이뉴스24 치비농(인도네시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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