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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자카르타]'조연'들로 만든 김학범호 그리고 황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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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위해 희생하며 자기 역할 충실해야 영광의 자리도 오게 마련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가 4강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딱 두 경기가 남은 겁니다. 한국-베트남, 일본-아랍에미리트(UAE)로 압축됐죠. 한 번만 더 이기면 결승 진출이고 또 이기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입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월드컵 16강 진출 이상으로 어려운 도전입니다. 갈수록 아시아 축구는 평준화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죠. 또, 팀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2년 뒤 하계올림픽을 위해 21세 이하(U-21) 팀들이 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령대가 어린 팀이 높은 팀을 이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이변의 대회로도 불립니다.

살인적인 일정을 견딘 김학범호는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 사리 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만납니다. 현지 시각 오후 4기 경기, 습도도 높고 기온도 영상 30도로 뛰기에 애로점이 있는 시간대에 뛰어야 합니다. 단 하루 휴식을 취하고 피로 회복에 집중하니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이고요.

U-23 대표팀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이미 A대표팀 수준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의조(감바 오사카), 조현우(대구FC)가 경기마다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주면서 극적인 승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죠.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김민재(전북 현대), 황인범(아산 무궁화)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도 나쁘지 않습니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들에게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승부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야 똑같겠지만, 최종 목표인 금메달을 위해서는 조금 더 희생의 가치를 보여달라는 뜻입니다.

김 감독의 마음을 잘 읽고 있는 황의조는 5경기 8골을 기록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한 번도 드러낸 일이 없습니다. 주장 손흥민 등 동료들의 지원과 협동이 있어 가능했다는 말로 '팀플레이'가 만든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어린 이승우와도 벽을 허물고 함께 비디오 미팅을 하며 자신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물어본다고 합니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황)의조가 꽤 진지하게 이번 대회에 나서고 있다. 24시간 축구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후배들을 붙잡고 자신의 움직임에 대해 조언받는 자세를 취하더라. 와일드카드지만 똑같은 선수로 후배들과 벽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고 하더군요.

황의조는 '인맥 논란'을 확실하게 지워버리고 있습니다. 물론 여론은 더 높은 단계에서 또 해결사 역할을 바랄 겁니다. 그렇지 못하면 지금까지 보여줬던 활약을 잊은 누군가가 또 비판하겠죠. '수비수나 보강하랬더니 인맥으로 선수를 뽑은 결과가 이런 거냐'고 힐난하는 지역구 정치인이 다시 나올지 모릅니다.

4강 상대 베트남은 끈질긴 팀으로 변신했습니다. 많이 뛰고 협력 수비로 상대를 막는 것이 2002 한일월드컵 당시의 한국 대표팀을 보는 느낌입니다. 그럴수록 냉정하게 우리의 실력을 보여주며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박항서 감독의 흥분을 끌어내는 깔끔한 경기력 말이죠.

그리고 하나 더, 우즈벡전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뒤 유니폼을 벗어들고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는 세리머니를 보여준 황희찬(잘츠부르크)이 베트남전에서 저돌적인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합니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 많은 화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행동에 따라 찬사와 비난이 혼재하는 것을 생각보다 잘 견디고 있어 대표팀 전체의 입장으로 본다면 다행이겠죠. 외부 거센 여론에 흔들리면 경기력도 영향을 받게 마련이니까요.

황희찬은 러시아월드컵에서 해동되지 못하고 얼버무린 채로 대회를 끝냈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4강까지 경험했는데도 국가를 대표해 나선 월드컵에서는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엄청난 응원 열기에 굳어버렸습니다. '그답지 않았다'는 표현이 딱 맞지 싶습니다.

월드컵이 끝난 뒤 나선 아시안게임은 황희찬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한 대회였습니다. 유럽 리그에서 뛰고 A대표팀도 경험한 '역대 최고' 공격진이라는 기대를 받았죠. 손흥민, 이승우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자기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황희찬만 다소 기복이 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죠.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황희찬에게 인터뷰가 끝난 뒤 "위닝골(Winning Goal) 하나면 된다"고 했더니 묘한 미소를 지으며 선수단 버스로 향하더군요. 우즈벡전에서 정말 부담스러웠던 페널티킥을 자청해 성공, 4-3 승리를 이끄는 '위닝골'을 넣었으니 기본은 했다고는 하나 어딘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는 선발, 조커 상관없이 주어진 임무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위치에 왔습니다. 부드러운 연계를 해주면 좋고 깔끔하게 골을 넣어도 좋고요. 황희찬의 장점은 당차다는 겁니다. 그런 모습을 베트남에도 보여주며 결승에 이끈다면 그야말로 만사형통 아닐까요. 주연은 결승전이 끝나고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브카시=이영훈 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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