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해트트릭·PK유도 황의조, 와일드카드의 존재감 완벽 증명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이번에도 인맥 축구는 없었다. 황의조(26, 감바 오사카)가 제대로 밥값을 했다.

황의조는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황의조는 성남FC 시절 김학범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는 이유로 근거 없는 인맥 논란에 휘말리며 U-23 대표팀에 선발,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조별리그부터 화끈하게 골을 넣으며 자신을 향한 의심을 지웠다.

조별예선부터 16강 이란전까지 4경기 5골을 넣은 황의조의 역할은 컸다. 최전방에서 확실하게 결정해주는 공격수가 있다는 점은 수비진을 심리적으로 편하게 해준다. 이란전에서도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 주도권을 가지고 가는 데 크게 기여했고 2-0 승리에 일조했다.

우즈벡전에도 마찬가지, 황의조는 기회가 생기면 우즈벡 수비와 경합하며 슈팅하려 노력했고 생각보다 일찍 기회를 얻었다. 5분 수비 진영에서 김민재(전북 현대)의 볼을 받은 손흥민이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볼을 확보한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황의조에게 연결했다.

황의조는 고민하지 않았다. 수비수가 옆으로 따라왔고 골키퍼가 앞에서 각을 좁혔지만,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후 수비 집중력 저하로 실점하며 1-1 동점을 내준 35분 그림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진현(포항 스틸러스)이 돈스톤벡 투르수노프로부터 태클로 볼을 뺏어 연결한 볼을 황인범(아산 무궁화)이 받아 황의조에게 밀었다. 아크 오른쪽 앞에 있었던 황의조는 고민하지 않고 오른발 슈팅을 했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대회 일곱 번째 골이었다.

기회는 41분에 또 왔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슈팅한 것이 몸에 맞고 나왔다. 다시 잡아 슈팅했지만, 투르수노프가 몸을 막았다. 해트트릭을 해낼 기회가 날아갔다.

그렇지만, 황의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계속 등지는 플레이로 손흥민, 나상호, 황인범에게 기회를 내주려 노력하는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우즈벡 수비의 균열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후반 수비가 흔들려 2-3으로 끌려가던 30분 황의조는 기어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이 아크라몬 코밀로프의 헛발질을 놓치지 않고 잡아 패스한 것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 슈팅해 골을 넣었다. 결정력은 분명 깔끔했다.

3-3을 연장전으로 향한 경기도 황의조가 사실상 정리했다. 연장 후반 12분 아슈라마토프에게 페널티지역 안에서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성공하며 황의조는 100%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4-3, 120분 승부의 시작이자 마침표를 황의조가 찍었다.

/브카시(인도네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