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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자카르타]카톡 택시·배민보다 더 혁신적인 그랩·고젝에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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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공유 서비스에서 청소대행까지, 규제에 묶인 한국과 극명하게 비교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머문 지가 벌써 9일째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악명높은 교통체증이나 보기 어려운 맑은 하늘은 이미 적응이 됐습니다. 도로 구조가 워낙 독특한 것도 눈에 익숙해졌고요.

무엇보다 아시안게임을 취재하면서 가장 놀라우면서도 고마운 것은 공유경제를 앞세운 기업들의 경쟁입니다. 바로 동남아 국가에서 활성화된 차량호출서비스 그랩(GRAB)과 고젝(GO JEK)입니다. 두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을 받아 경기장이나 훈련장 이동에 활용하고 있는데 정말 혁신적인 서비스처럼 느껴지더군요. 영어 서비스도 되기 때문에 현지어를 모르는 외국인들도 편리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싱가포르 기업인 그랩은 유럽의 대표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가 동남아 시장에서 철수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합니다. 우버가 넘긴 사업권으로 제대로 확장하고 있거든요. 이번 대회 메인 스폰서에도 들어가 있는데 공식 이동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영업용이나 일반 개인이 등록하고 운행하는 '그랩 택시'가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고젝은 오토바이 운송이 강점입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 기업인데 90만명의 오토바이, 승용차 기사들이 등록돼 있다고 합니다. 2억명의 인구에 스마트폰이 보급이 늘면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네요. 오토바이 요금이 자가용의 절반입니다. 정속 운행으로 안전도 추구합니다.

물론 한국도 카카오택시가 있죠. 그러나 카카오택시는 단거리 구간을 지정하면 택시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금요일 밤처럼 뜨거운 시간에는 더욱 어렵죠. 기사가 거르면 그만이거든요. 그런데 그랩의 경우 짧은 구간을 운행해도 최소 1분, 최대 5분 안에 승객이 지정한 장소에 나타납니다. 출발 및 도착 알림도 쉽습니다. 곳곳에 지정 승차 장소가 있어 엇갈릴 일도 없습니다. 금요일 밤, 토요일 밤에도 구간에 상관 없이 편한 이동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가격이 미리 정해져 있어서 서로 시비가 붙을 일이 없습니다. 바가지요금이 나올 일도 없구요. 신용카드를 등록해놓으면 하차 시 인사 한번이면 되고요. 현금 결제를 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랩은 택시 호출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음식 주문배달, 상품 배송까지 가능합니다. 아시안게임 주요 경기가 집중해 열리고 있는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 내에는 그랩을 랩핑만 차량이 음식을 판매하고 있더군요.

고젝은 더 놀랍습니다. 고젝 애플리케이션 초기 화면에 접속하면 고라이드(오토바이), 고카(차량), 고블루버드(브랜드 택시), 고푸드(음식 배송), 고샌드(물품 배송), 고빌스(세금 납부), 고샵(쇼핑몰), 고마트(장보기), 고마사지(마사지), 고박스(대량 운송), 고클린(청소대행), 고글람(화장 또는 이발), 고오토(자동차정비), 고틱스(공연 등 예매), 고메드(약품 배달), 퀵서비스(고센드), 고펄사(전자 화폐 결제) 등 무려 17가지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고젝을 통해 빨래방 서비스가 가능한지 확인하니 2분 내 배달 기사가 반응합니다.

30분 뒤 숙소를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취합니다. 다소 여유롭게 일하는 인도네시아의 특성상 빨래방에서 돌아오는 기간이 2~3일 정도 소요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바쁜 생활 속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규제에 묶여 관련 산업으로의 진출이 어려운 한국과는 많이 다른 환경입니다. 한국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이 음식 배달 서비스에 그치고 있죠. '해주세요' 등 서울 강남 일대에서 발달한 오토바이 서비스(퀵서비스) 기반의 '심부름 서비스'가 있기는 합니다만, 인도네시아와 비교하니 영세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섬이 많고 2억명의 인구라는 수요가 있어 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로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 진출 여부를 놓고 수년째 논쟁만 벌이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업계 이해관계 때문이겠지만요.

인도네시아 택시 업계는 '블루버드'로 대표되는 브랜드화 전략을 꾀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더군요. 그랩, 고젝 어플에도 들어가서 상생하는 것은 물론 자체 블루 버드(승용 택시), 실버 버드(승합 택시) 어플까지 만들어서 승부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에 12년째 거주하고 있는 교민 안은선(45) 씨는 "보통 외국인들은 기사 한 명을 두고 차량을 운행한다. 만약 자신의 차량을 두고 나가야 하면 무조건 그랩 아니면 고젝으로 택시 등 차량을 호출한다. 정말 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젝의 경우 인도네시아인들의 생활을 바꿔 놓고 있다. 근처 편의점, 마트 등을 검색해 상품을 지정해 배달해주기 때문에 시간 활용이 용이하다"고 하더군요.

각종 규제로 인해 특정 분야에만 머물러 한계에 봉착한 국내 IT 기업들의 경쟁과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관계 기관에서 그랩과 고젝의 사례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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