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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자카르타]김학범호, 좋은 화젯거리가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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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참가국의 희망으로 전락, 떨어진 자존심을 세워라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한국이 왜 졌습니까."

"한국은 금메달 따기 어렵겠네요."

'반둥 쇼크'로 불리는 지난 17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차전 말레이시아전 1-2 패배는 개회식을 앞두고 상당한 화제였던 것 같습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심으로 약자도 강자를 언제든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18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인근에 위치만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도 말레이시아전 패배는 정말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1천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개회식도 취재하고 사전 경기로 치러지고 있는 축구, 농구 등에 대한 결과를 논하는 장이 펼쳐집니다.

일단 한국 취재진이다 싶으면 "왜 졌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따라 다닙니다. '자카르타 타임즈'의 위카이 유하랑가노 기자는 "MPC에서 경기를 보다가 정말 놀랐다. 말레이시아가 2-0으로 앞서는 그 장면 말이다. 점수가 바뀐 줄 알았다. 한편으로는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만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하더군요. 동남아 양대 라이벌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경쟁의식이 한국을 통해 표출되다니 참 기묘합니다.

한국보다 한참 아래인 인도는 재미난 시선을 보냈습니다.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의 이스마일 기자는 "한국이 아시아 축구의 평준화를 부른 것 같다. 인도도 언젠가는 말레이시아가 보여줬던 장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듣고 있는 처지에서는 참 곤혹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불과 한 달 반 전 러시아 카잔에서 조이뉴스24가 독일 취재진과 대화하는 상황이 떠오르더군요. "독일이 한국에 왜 졌을까요"라는 질문 말이죠. 비슷한 장면이 다른 입장에서 다시 만들어졌다는 그 자체가 참 묘했습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쉽게 알기 어렵습니다. 쉽지 않다던 바레인과 1차전을 6-0으로 이기면서 긴장이 풀렸는지, 김학범 감독이 조별리그 통과 전략을 짜는 과정에서 선발진을 다수 바꾸면서 벌어진 실수인지, 전술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겠죠.

중요한 것은 선수들 스스로 극복하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서도 한국은 북한과 첫 경기를 그르치며 출발했고 어쨌든 4강까지 갔습니다. 금메달을 놓치며 눈물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결과도 있었고요. 아시안게임이 단기전이고 일정도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과 다르게 정말 빡빡하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스스로 돌파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최우선이지 싶습니다.

A대표팀은 아니지만, 아시안게임이라 그만큼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축구 인생에 중요한 대회라는 것 등 화젯거리도 풍성하다는 점에서 더 그렇네요. "한국의 실력이 충분하네요", '아시아의 호랑이답네요"라는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는 A대표팀 아래인 U-23 대표팀에 대한 관심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금메달을 수확하면 병역 혜택이 있고 몇몇 미래가 있는 선수가 얽혀 있어서 더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이렇게 뜨거워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성장하는 세대들의 기를 죽일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A대표팀에 선발되는 유형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어서 U-23 대표팀의 의미가 애매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U-23 대표팀은 4년에 한 번 만들어지죠. 이참에 U-23 대표팀에 대한 성격 정의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하고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육성인지 대회 금메달을 위함인지 말이죠.

물론 선수들도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전담 조리사가 인도네시아까지 따라 오는 등 A대표팀에 준하는 지원을 받고 있으니 말이죠. 부적절한 행동으로 실망감을 안겼던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자신에게 쏟아진 질타에 대한 이유를 뼈저리게 느끼고 나섰으면 합니다. 무엇을 목표로 하고 뛰는지 느껴야 하고요.

어차피 엎질러진 물입니다. 김학범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세운 계획에 흔들리지 말고 가기를 기대합니다. 타오른 성화처럼 지난 두 경기를 잊고 앞만 보고 화끈하게 갔으면 하고요.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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