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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맛 파기]아쉬운 조직위 대응, 'AG,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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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 버스 파행 운영…경기장 밖 매연 문제도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저는 오는 18일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와있습니다.

한국 날씨가 워낙 더워서 그런지 자카르타 기후는 덥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정오 바깥 기온은 섭씨 32도 정도입니다. 같은 시간 서울보다 오히려 덜 더울 수도 있겠네요. 물론 인도네시아가 바다와 접한 섬나라다 보디 습도는 한국보다 높아 땀이 조금 많이 나기는 합니다.

사실 자카르타에 대한 이미지는 거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외에 오래 살았고 축구를 좋아한 덕에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긴 했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에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최 아시안컵 또는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종합경기대회가 아니라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통해 자카르타, 나아가 인도네시아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컸습니다.

그런데 출발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고 있습니다. 우선 대회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의 대응에 대해서 한마디 해볼까 합니다. 대회 직전 저는 인천국제공항 27번 게이트 앞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15일 바레인과 첫 경기를 치르는 반둥까지 취재진을 위한 셔틀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카르타에 있는 메인 프레스 센터(MPC)를 기준으로 반둥까지는 거리는 약 200㎞ 정도 입니다.

일반적으로 국제종합경기대회에서는 셔틀 버스를 운행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지난 2월 한국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도 대회 조직위는 셔틀 버스를 다양하게 운행해 팬들과 언론의 불편함을 최소화했습니다. 지난 6월 러시아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정도 교통 체증은 있었지만 역이나 주요 거점 그리고 경기장을 왕복하는 셔틀 버스는 잘 운행됐습니다.

사실 반둥까지 가는 버스편이 없는 것은 백번 양보해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조직위 관계자는 "버스 대신 기차를 사용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대안이 없지는 않죠. 기차는 '할인된 가격'이 12만7천 루피아(약 9천800원) 수준으로 비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합니다.

러시아 월드컵 때 러시아 당국이 팬 카드를 가진 팬들과 미디어에게 지하철을 자유롭게 개방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대응입니다. 지난 14일 밤 11시 30분에 공항에서 나온 제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는 소식이 됐습니다. 낙담하기도 했고요. 혹시 몰라 공항에 나와있는 자원봉사자에게 다시 한번 반둥까지 가는 길을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잘 모르겠습니다"였습니다.

더욱 놀란 점은 공항에서 숙소로 사용하게 되는 호텔까지 가는 셔틀 버스도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희가 묵는 호텔은 아시안게임 지정 숙소로 많은 팬들과 언론이 묵는 곳 입니다. 겔로라 붕 카르노 주 경기장 안에 있는 미디어프레스센터와도 약 3㎞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의 호텔은 물론 미디어프레스센터(MPC)로 가는 버스도 없었습니다. 갈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죠. "택시나 버스를 타면 된다. 물론 유료"라는 자원봉사자의 말이 조금은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대회에 앞서 올해 열린 평창동계올림픽과 러시아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대응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느껴지는 부분이 됐습니다.

교통편 문제는 약과에 불과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참가 팀들이 훈련장을 제시간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베트남 남자축구대표팀에게 배정된 훈련장을 본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아연실색한 사진은 온라인 상에서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죠. 다른 나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축구대표팀 또한 훈련장을 확보하지 못해 매일 매일 다른 훈련장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훈련장이 확보되지 않아서인지 조직위가 마련한 정보 인트라넷에는 각 종목별 훈련장 정보가 비워져있습니다. 어떻게 가야하는지, 어디인지도 알려지지 않아 취재진과 각국 선수단 관계자에게 따르는 불편함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훈련장만 문제면 차라리 다행입니다. 전날 열린 일본과 네팔의 축구 경기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일본 기자들은 물론 에이전트 등 다양한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VIP 등과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고 합니다. 자석은 물론이고 출입구도 뒤섞여서 혼란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출입증만 갖고 있으면 아무 자리나 앉아도 된다는 조직위의 대응 때문에 현장을 찾은 일본 축구 관계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15일 열리는 한국과 바레인의 조별리그 경기에선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조직위의 대응과 다른 불편함도 있습니다. 호텔에서 MPC까지 걸어서 왔습니다. 셔틀버스가 다니긴 하지만 지도상으로 보니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길래 적당히 걸어보자는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횡단보도가 단 한 군데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인도네시아에선 대부분 육교를 이용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온 길에는 육교가 한 곳 말고는 없었습니다.

덕분에 엄청나게 많은 오토바이와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손을 들고 길을 건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교통경찰들이 있는 가운데 무단 횡단을 해도 되는 것인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경찰들에겐 일상적인 일이겠지요. 사실 이것도 크게 불편한 점은 아닙니다. 손을 들고 길을 건너니 차들은 꽤나 친절하게 멈춰줍니다. 긴 오토바이 줄도 '사람이 먼저'를 잘 시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엄청난 매연입니다. 길을 걷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여기에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매연에 노출된 상황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저와 함께 이동한 사진기자도 매연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죠.

이 문제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는 태국을 넘어 아시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나라입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넘어오는 길에는 수많은 자동차 광고가 걸려있습니다. 거리에는 일본산 자동차는 물론 독일, 영국에서 생산된 고급차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이 되레 인도를 걷는 사람들에겐 독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뿌연 하늘을 보니 어딘가 모르게 서울이 연상되는 것도 씁쓸하기만 합니다.

너무 부정적인 것만 소개했습니다만 좋은 점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무척 친절합니다. 자원 봉사자들은 물론 길에 있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면 자기 일처럼 알려줍니다. "슬라맛 파기"(아침에 하는 '안녕하세요'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어)라고 말했더니 "아빠 까바르"(더욱 보편적인 인사)라는 인사와 미소가 함께 돌아옵니다.

대회 개막이 이제 코앞입니다. 출발이 순탄치는 않고 조직위 대응도 부실합니다만 대회 자체의 성공적인 개최와 운영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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