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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3일' 남인천중·고등학교 성인반 "내 나이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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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박용근 기자] 15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내 나이가 어때서! - 남인천중·고등학교 성인반' 편이 전파를 탄다.

늦은 나이에 배움의 눈을 뜬 680명의 만학도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내 나이 칠순. 새로운 꿈을 꾸는 내 나이 팔순. 내 나이가 어때서!? 평균 나이 60세의 열정 가득한 학교 이야기.

▲ 몸 나이는 71세, 마음의 나이 17세가 다니는 남인천중·고등학교 성인반

무더운 여름 7월! 일반 중·고등학교라면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계절이지만 여기 이 학교는 지난 6월 일찌감치 학기말 고사를 치른 뒤 새 학년 새 학기를 준비 중에 있다. 바로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에 있는 남인천 중·고등학교 성인반. 2016년 가을, `만학도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에 방송돼 소리없는 화제를 일으킨 그때 그 학교다!

1984년 남인천새마을학교로 시작, 1999년과 2000년에 걸쳐 설립된 남인천 중·고등학교 성인반은 인천에서도 단 하나밖에 없는 성인대상 학력인증 평생학습기관. 지금까지 6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늦깎이 학생들의 배움터이자 황혼의 도전을 시작한 6070들의 인생 2막 무대다. 칠순에 뛰는 심장, 팔순에 다시 꾸기 시작한 꿈... 못다 한 꿈을 향해 달리기를 시작한 어느 만학도들의 치열한 여름나기 현장 72시간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칠순? 팔순? 그들의 심장도 뛰게 하는 무엇, 그것은 바로 `배움`

수업이 시작되는 교실. 책가방에서 공책과 필기구를 꺼내는 손에는 세월이 만들어낸 주름이 가득하다. 가난해서, 여자라서, 돈을 벌어야 해서... 이곳에 오는 학생들은 평균 연령 56세, 70세이상도 수두록하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 때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던 사람들. 못다 한 배움의 한을 마음의 응어리로 품은 채 살아온 사람들이다.

꿈도 열정도 시들어가던 어느 날, 50년이나 지나 다시 밟게 된 나의 교실, 학생이라는 신분, 그리고 그토록 부르고 싶었던 `선생님`이라는 이름... 이들에게 공부는 황혼의 열정을 불태우는 그 무엇이다.

얼마 전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목발을 짚게 된 73세의 여고생, 김영산 학생(고2-10). 불편한 몸을 이끌고 왕복 4시간씩 힘겨운 등하교를 하지만 결석은 사절! 예전엔 무슨 소리인지도 몰랐던 영어 한 마디를 알아듣는 기쁨, 외화를 보는 즐거움이 생겼다는 그녀는 매일 저녁마다 10번씩 영어단어를 복습하며 치열하게 공부하는 만학도다.

"젊어서도 애들 가르친다는 일념 하나로 장사를 하며 힘든 세상 버텼잖아요. 그것도 견뎠는데 이제 와서 절대 공부 포기 못 해요. 매일 저녁마다 10번씩 영어를 쓰고 복습을 하는데요. 그렇게 해서 시험보고 다 써내면 엄청 뿌듯해요."

-김영산/고2-10-

10대 때 집안 사정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 한 김연실 학생(39/중2-2)은 이 학교에선 너무나도 어린 축에 속하는 학생이다. 6살 아들에게 부끄러운 엄마가 되기 싫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그녀에게, 얼마 전 꿈이 생겼다. 바로 자신의 아들과 같은 지적장애 3급인 아이들을 위해 장애인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려는 꿈이다.

"부끄러운 엄마가 되기 싫어서 공부해요. 아이한테 고등학교 나왔다고 거짓말 하기가 그러니까. 엄마는 고등학교 나왔다면서 왜 이런 걸 모르냐고 그러면 해줄 얘기가 없으니까. 그래서 애가 더 크기 전에 빨리 공부를 배워놓고 대학 가려고요."

-김연실/중2-2-

오빠는 교장 선생님, 남동생 역시 교사까지 지낸 교육자 집안이지만 올해 칠순의 임정순씨는 60년 만에야 고1 여고생이 될 수 있었다. 여자라는 이유로 초등학교 4학년에 중퇴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검정고시를 본 후 남인천고등학교 성인반에 입학한 임정순씨는 여고생이 되고서야 평생의 한이 풀렸다고 말한다.

"항상 가슴에 큰 멍울로 남아 있었어요. 그리고 부모님 원망도 했죠. 형제들은 다 배웠는데 나만 못 배웠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아요. 진짜 평생 가슴에 있던 멍울이 싹 풀렸어요."

-임정순/고1-7-

▲ 만학도들의 배움터, 그 시작과 내일은...

남인천중·고등학교는 불우한 어린 시절.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상경한 윤국진 교장에 의해 설립되었다. 주택을 개조해 7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의 만학도들의 배움터, 남인천 중·고등학교의 시초이다. 그렇게 34년을 이어온 이 학교는 성인반 6000명과 청소년 9000명, 총 15,2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인천의 자랑스러운 학교로 발돋움해왔다.

하지만 이 학교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평생교육법에 의해 설립된 남인천중·고등학교는 설립자 윤국진 교장이 사망하면 폐교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인천 유일의 만학도들을 위한 배움터는 언제까지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배움의 한을 품고 사는 사람들만 인천에 58만여 명이거든요. 가난하고 배고픈 건 참을 수 있어도 못 배운 한은 참을 수가 없는 거거든요."

-윤국진 교장-

▲ 한 학기의 마무리 - 오늘은 성적표 나눠주는 날!

교단에 선 선생님이 학생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한다. 오늘은 기말고사 성적표를 나눠주는 날. 학생들에겐 가장 긴장되는 날이다. 더불어 한 학기의 결실을 확인하는 자리이기에 저마다의 얼굴 위로 작은 희비가 교차된다. 그러던 중 누군가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한다. 한 학기 동안 고맙고 행복했다는 담임선생님의 마지막 인사말... 동고동락했던 제자들을 떠나보내는 선생님의 목 메인 한 마디에 교실은 눈물바다가 된다. 사제지간의 애틋한 이별식과 함께 남인천중·고등학교는 7월1일부터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한다.

오늘은 꿋꿋이 일어서고 꿋꿋이 견디어 온 나 자신에게 대견했다 칭찬하는 날! 복임아 고생했어. 복임아 사랑해!

[사진=KBS 제공]

조이뉴스24 박용근기자 pyk1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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