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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수입업계, 맥주세제 개편 앞두고 입장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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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중소기업 간 불공정 심화" VS "경쟁력 없는 제품, 정리될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현재 추진 중인 맥주 주세 개편안을 두고 수입맥주사들이 반기를 들었다.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 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이 심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3일 한국주류수입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종량세로의 개편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간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데서 출발한 과세체계 개편 논의에 소비자의 권익에 대한 논의는 배제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중한 세금은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귀결되고, 종량세로 전환 시 맥주뿐만 아니라 전 주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주류수입협회는 그동안 일각에서 종량세로 전환 시 수입맥주 가격이 낮아져 현재 '1만 원에 4캔'을 살 수 있는 맥주 가격이 '1만 원에 6캔'을 구입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금이 낮아지는 맥주가 일부 수입 맥주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맥주는 세율이 높아진다는 분석에 따라서다.

더불어 현재 수입맥주 수입사 대부분이 해외수출사의 가격인상에 대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종가세를 원인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으나, 종량세로 바뀌게 되면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종량세로 전환 시 수출원가가 높아져도 리터당 세금은 동일하다"며 "이를 빌미로 일부 해외공급자는 원가를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주류수입협회는 이번 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국세청 주세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전체 맥주의 리터당 주세는 728.4원인 반면, 종량세 적용 시 주세는 약 850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협회 관계자는 "국산 맥주의 세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수입 맥주는 희비가 엇갈린다"며 "수입 가격이 높은 수입 맥주는 주세 부담이 낮아지고, 수입 가격이 낮은 수입 맥주는 주세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맥주 수입은 국내서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 대기업에서도 큰 축을 담당하고 있어, 이들은 종량세로 전환 시 국내 맥주뿐 아니라 수입 맥주로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이로 인해 대기업은 국내 맥주의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고가 수입 맥주의 세제혜택까지 이중으로 받을 수 있게 돼 결국 중소수입사의 높아진 세금 덕에 대기업에서 세금을 덜 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주류수입협회의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일단 협회 측이 근거로 내세운 국세청 주세 통계 자료의 기준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을 펼쳤다고 판단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주세 통계 자료는 맥주 알코올 도수 4도를 기준으로 작성한 것으로, 적정 주세로 거론되는 850원은 알코올 도수 4.5도를 기준으로 추산된 것인 만큼 착시 효과가 크다"며 "협회 측도 이런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을텐데 단순 수치를 두고 이 같은 주장을 펼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맥주 역시 종량세로 전환 시 주세는 780~790원 가량으로 실제 큰 차이가 없어진다"며 "이번 일로 오히려 소비자들이 알지도 못하는 경쟁력 떨어지는 수입 맥주 브랜드들이 정리되고 경쟁력 있는 맥주 브랜드들은 살아남아 소비자들이 더 질 좋은 맥주를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현재 영국, 아일랜드, 일본, 프랑스 등 지역에서 수입되는 맥주들의 주세가 종량세 전환 시 리터당 1천원대에서 840~850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기네스'의 경우 현행 종가 체제에선 주세가 리터당 1천400원대 후반이며, '아사히'와 '기린', '삿포로' 등은 1천10원대, '크로넨버그1664'는 900원대 후반, '칼스버그'는 900원대 중반에 형성돼 있다. 이 제품들은 종량세 전환 시 주세가 최대 40% 가량 낮아져 지금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맥주 선진국에서 수입되는 유명 맥주 제품들은 종량세 개편 후 더 높아진 가격 경쟁력을 발판으로 수입 맥주의 할인 판매가 더 활성화 될 것"이라며 "종량세로 전환 시 수입 맥주가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현지에서도 경쟁력과 인지도 없는 일부 제품들에 국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주류수입협회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중소수입맥주유통회사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양질의 수입 맥주를 발굴해 낮은 가격에 선보이고 있는 수 많은 국내 중소수입유통사가 퇴출됨으로써 이와 관련된 이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종량세, 종가세 체계 선택 문제는 맥주만이 아닌 전 주종에 걸쳐 보다 고차원적인 측면에서 검토돼야 한다"며 "주세개편은 소비자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시장 참여자 전체의 이해를 구해야 함은 물론 중소수입맥주유통회사의 입장 역시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세개편은 일부 시장 참여자의 이익확대가 아닌 음주의 외부불경제와 소비자 편익을 반영하고 나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종량세로의 전환 자체를 거부한다는 것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과세체계 개편의 방향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지향점을 재설정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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