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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남매 경영 교통정리…"이명희 회장 결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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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이마트'-'정유경=신세계' 그룹 분리 수순

[아이뉴스24 양창균, 장유미 기자] 신세계그룹의 경영 승계작업 초침이 급작스럽게 빨라지는 흐름이다. 각 계열사별로 흩어졌던 사주 일가의 지분이 교통 정리되면서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그룹분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남매 모친인 이명희 회장이 결단만 내리면 당장이라도 신세계그룹은 '정용진=이마트', '정유경=신세계'로 그룹분리 체제 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 등 3개 계열사의 사주일가 지분을 장내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취득했다. 거래대상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신세계건설 37만9천478주(9.5%)와 신세계푸드 2만9천938주(0.8%)를 비롯해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의 신세계I&C 4만주(2.3%)이다.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세계I&C 7만4천170주(4.3%)와 신세계건설 3만1천896주(0.8%)도 이마트에서 인수했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거래금액은 총 343억원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이마트의 해당 계열사 보유 지분율은 신세계I&C가 29.01%→35.65%, 신세계건설이 32.41%→42.70%, 신세계푸드가 46.10%→46.87%로 늘어났다.

◆ '정용진=이마트', '정유경=신세계' 그룹분리 마무리 수순

이번 조치로 신세계그룹의 양축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그룹 분리 구도가 명확해진 모양새다. 이는 '정용진=이마트', '정유경=신세계' 체제를 유지하며 서서히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후계구도와 일치하고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이번 결정으로 이마트 대주주인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지배력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며 "이마트를 통해 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함으로써 이마트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한편, 정 부회장의 입지가 더욱 강화된 만큼 남매 분리 경영 체제도 더 확고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신세계그룹은 2015년 말 '정용진=이마트', '정유경=신세계' 체제를 유지하며 서서히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필두로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식품·편의점 등의 사업을 맡고 있고,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면세점·패션 등의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2016년 장내 매매를 통해 각각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맞교환해 각각의 이마트 지분과 신세계 지분을 몰아줬다. 이를 통해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과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각각 9.83%가 됐다.

신세계그룹은 남매의 지분 맞교환 후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냈다. 식품과 마트 사업을 정 부회장이 총괄하도록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마켓과 스타슈퍼 도곡점 등 4곳을 1천297억원에 이마트에 넘겼다. 또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지분 10%도 모두 이마트에 넘겼다.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0%를 모두 보유하게 되면서 종합쇼핑몰 사업을 키우려는 정 부회장에게도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대신 정유경 총괄사장은 최근 정 명예회장에게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0만주를 증여받으면서 패션 사업 강화에 탄력을 받게 됐다. 올해 4월 말 지분을 증여받은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개인 지분율이 0.43%에서 21.44%로 늘면서 신세계(45.76%)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 모친 이명희 회장 결단만 남았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양축으로 하는 신세계그룹은 지배구조가 지주회사처럼 단순하게 짜여져 있다. 이마트는 이번 지분율을 높인 신세계I&C(35.65%), 신세계건설(42.70%), 신세계푸드(46.87%) 외에도 이마트에브리데이(99.28%), 신세계 조선호텔(98.8%), 스타벅스코리아(50.0%), 신세계영랑호리조트(100%), 신세계엘앤비(100%), 이마트24(100%)를 두고 있다. 또 신세계프라퍼티(100%)와 중국(2곳), 미국(1곳), 베트남(1곳) 법인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제주소주 지분도 100% 갖고 있으며, 신세계티비쇼핑(47.8%)도 이마트가 지배하고 있다.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45.80%), 신세계의정부역사(27.60%), 신세계사이먼(25%), 광주신세계(10.40%),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61%), 센트럴시티(60%), 인천신세계(90%), 신세계디에프(100%), 대전신세계(100%), 까사미아(92.4%) 등을 갖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두 곳 지분을 각각 18.22% 보유한 이명희 회장의 결단만 내리면 그룹 분리는 당장이라도 이뤄질 수 있는 구조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9.83%로 2대주주 위치에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지주사 구조 형식으로 단순하게 이뤄졌다"며 "두 곳의 최대주주인 이명희 회장의 결정만 내리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룹분리가 가능한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이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상당한 상태로, 증여세가 걸림돌로 작용하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이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하고 세금은 물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증여세 등으로 지배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어서다.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신세계 7천428억원, 이마트 1조2천268억원으로, 각 지분을 남매가 모두 증여받게 되면 증여세로 8천억원 이상을 내야 한다. 이 경우 신세계그룹에 대한 오너가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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