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국회 '상임위 쟁탈전' 한국당 결국 '웃었다'
2018.07.11 오전 9:59
민주당 '통큰 양보' 명분, 바른미래·평화정의 나름 실리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여야 4개 교섭단체의 20대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의 상임위원장 배분 결과,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운영위원회 등 국정 운영에 필수적인 상임위를 확보한 가운데 야당에 상당 부분 양보하는 협치의 명분을 살렸다. 바른미래당과 평화와정의의원모임도 나름 실리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의 경우 먼저 이번 원구성 협상 결과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법제사법위원회를 고수했다. 법사위는 국회 본회의 의결 전 모든 상임위로부터 심사를 마친 법안들을 재검토하는 특성상 입법 과정의 '게이트 키퍼' 또는 '상원'으로 불리는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다.



그 때문에 법사위는 국회 관례상 정부 및 여당에 대한 견제를 이유로 야당이 위원장직을 맡았으나 20대 전반기의 경우 한국당이 가져갔다. 이번 원구성 협상에선 민주당이 각종 개혁·민생 입법안들의 부결 가능성을 고려, 법사위 탈환을 시도했으나 한국당의 강력한 반발로 다시 한국당 몫이 됐다.


9월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예결산특별위원회도 한국당 몫이다. 법사위와 함께 정부, 여당을 견제할 상당한 권한을 확보한 셈이다. 국토교통위, 보건복지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소위 '알짜 상임위' 상당수도 확보했다.

이번 원구성 협상은 지난 5월 29일 전반기 국회가 종료된 이후 40여일만에 이뤄졌다. 6·13 지방선거 이후 야당의 지도부 사퇴 등 혼란이 가중되면서 원구성 협상 자체가 지체된 상황이다. 오는 17일 70주년 제헌절을 국회의장도 없이 맞이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원구성 막판 협상 속도도 빨라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집권 여당으로서 정국에 대한 무한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불가피하게 야당에 양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경우 법사위와 함께 정국 운영에 핵심적인 상임위로 통하는 운영위원회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운영위는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실 등 청와대 핵심 기관을 감독할 수 있는 권한 때문에 통상 여당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았지만, 전반기 국회에선 지난해 5월 대선 이후로도 줄곧 자유한국당이 고수했다.

법사위와 관련해 각 당은 운영위 산하 별도 위원회를 구성, 법사위의 제도 개선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법안의 체계, 자구 심사를 이유로 다른 상임위의 법안을 지연, 부결시키는 일종의 월권 행위를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경제 분야 핵심 상임위를 가져온 것도 민주당의 성과로 해석될 부분이다. 전반기 국회에선 한국당 몫으로 이번 협상 결과 민주당 입장에선 현 정부의 소득주도,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핵심 경제기조의 입법안에 대한 지원이 한결 수월해진 셈이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교육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가져간다. 교육위원회는 종전 소관 기관 200여개, 소속 의원 30명의 초대형 상임위였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교육 부문을 떼어내 새로 구성된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민주당이 가져간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으로 구성된 평화와정의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가져간다. 농해수위의 경우 민평당의 주요 기반인 호남이 대표적인 농어촌 밀집지역이라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당의 경우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이 배정되면서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개혁 논의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게 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알짜 상임위들이 한국당에 상당 부분 집중되면서 민주당 등 소속 의원들의 불만이 표출될 순 있다"며 "큰 차원에선 교섭단체마다 나름의 명분과 실리를 챙기면서 모처럼 운영의 묘가 발휘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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