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의 NOW 모스크바]새벽 1시, 팬들 앞으로 뛰어간 잉글랜드의 프로 정신
2018.07.05 오전 7:31
해리 케인 선두로 팬서비스, 자정 넘어 끝난 경기 피로에도 본분 다해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3시, 5시, 6시에 주로 열립니다. 가장 늦은 경기가 9시죠. 늦은 시각만 빼면 한국에서는 중계 보기에 좋은 시간대일 겁니다.

4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잉글랜드의 16강전은 오후 9시에 열렸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모스크바 지하철은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연장 운행을 했죠.

하필 경기가 승부차기까지 가면서 자정이 임박해서야 경기가 끝났습니다. 아시는 대로 잉글랜드가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8강에 올랐죠, 정말 대단한 승부였던 것이 경고만 8장(콜롬비아 6장, 잉글랜드 2장)이 나오는 등 혈전이었습니다.



자정이 넘겨 경기가 끝났으니 선수들의 피로도는 상당했을 겁니다. 취재하는 취재진도 만만치 않고요. 대부분 9시 경기와 승부차기를 원망했을 겁니다. 이 경기를 취재했던 조이뉴스24도 기사를 송고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팀 동료들인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키에런 트리피어의 말을 들어보겠다고 기다리는데 연신 나오는 하품을 참았습니다. 숙소에 들어오니 새벽 2시50분이더라구요.


어쨌든, 늦은 시간에 결과가 갈리고 선수들도 피로가 몰려왔을 겁니다.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된 주장 케인은 시상하고 공식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가 나오는 등 일이 많았죠.

케인의 소감은 정말 간단명료했습니다. 케인은 "어려운 승부였지만, 잉글랜드는 해냈다. 계속 서로 믿고 전술을 따라 가야한다"고 하더군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이르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공식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이였습니다. 관중석에는 약 1천여명의 잉글랜드 팬들이 남아서 30분 넘게 응원을 하더군요. 너무 극적으로 승부가 갈려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특유의 응원가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노래는 아는게 기억이 가물 거리는 영국 유명 록음악이 같이 흐르면서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습니다.

이런 팬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잠시 뒤 그라운드로 케인이 등장했습니다. MOM 트로피를 들고 나타나서는 동쪽 관중석의 관중 앞으로 뛰어가더군요. 자정을 넘겨 새벽 1시가 가까워져 오던 시간이었습니다.

케인을 선두로 알리, 트리피어 등 몇몇 선수들도 등장해 팬들과 기쁨을 나눕니다.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진 기자들이 놀라서 관중석으로 뛰어가 겨우 장면을 담더군요. 반대편 기자석에 있던 조이뉴스24는 소위 똑딱이 카메라라 이를 잡아내기 어려워 영상 녹화를 해놓았는데 손가락이 결려서 보여드리지 못하네요. 나중에라도 잘라내고 편집해서 조이뉴스24의 동영상 채널에 올려놓겠습니다.



어쨌든 인상적인 것은 케인을 비롯한 잉글랜드 대표 선수들의 팬서비스였습니다. 관중석에 갔다가 나오던 케인은 팀 관계자가 기자회견에 가야 한다고 재촉하는데도 신경 쓰지 않고 경기장 자원봉사자 등 모두의 사진 촬영 요구에 응하더군요. 그 늦은 시간에 피로가 몰려오고 귀찮을 텐데도 전부 응대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프로가 아니구나 싶더군요.

피곤한 과정을 지나 믹스트존에 선수들이 등장한 시간이 거의 새벽 두 시였습니다. 그래도 하고 싶은 말들은 짧게 하고 지나가더군요. 이날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해낸 조던 픽포드 골키퍼는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는 "두려워하지 않으면 된다. 마음속으로 막겠다고 긍정적인 생각만 했다"며 떨렸던 마음을 털어놓고 사라졌습니다.



/모스크바(러시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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