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취! 러시아]체리셰프의 도핑 의혹을 묻지 마세요
2018.07.05 오전 6:44
러시아 언론들 민감한 반응, 서방 언론에 대한 불신 주장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그것을 왜 물어보나."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이 가려졌다. 주최국인 러시아가 살아남으면서 어디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상대가 크로아티아라 4강 진출이 꿈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바로 러시아를 옥죄고 있는 도핑 의혹이다.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선데이 텔레그라프가 "데니스 체리셰프(비야레알)의 아버지인 드미트리 체리셰프가 1년 전 러시아 스포츠 잡지를 통해 성장 호르몬 투약에 대해 밝힌 바 있다"는 것이다.



체리셰프는 부상으로 2년 가까이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펄펄 날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3골을 넣으며 러시아의 16강에 기여했다. 성장 호르몬 의혹이 나오면서 스페인과 16강전에는 후반 16분에 교체로 나섰다.

러시아 축구협회는 스페인전이 끝난 뒤 경기장 미디어센터에 공지문을 통해 "체리셰프가 주사를 맞은 것이 사실이지만, 성장 호르몬이 아니라 자가혈소판(PRP) 주사다"고 해명했다.


스페인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체리셰프를 향해 러시아 언론보다는 영국, 독일 등 다른 국가 언론들이 도핑에 대한 궁금증이 컸는지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체리셰프는 "나는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러시아 취재진 사이에서도 도핑은 금기어처럼 보였다. 4일 콜롬비아-잉글랜드의 16강전에서 몇몇 러시아 취재진에게 도핑에 관해 묻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내에서 월드컵을 중계하고 있는 러시아1의 이즈도프 기자는 "그것을 왜 물어보는가. 본인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거면 되지 않았나"라고 조심스러워했다.

러시아는 이미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조직적인 도핑으로 2018 평창올림픽에 상당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도핑에 대해 민감한 것이 당연했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집중해 도핑테스트를 하고 있고 양성 반응 사례가 없다.

하지만, 의심은 의심을 낳는 법이다. 체리셰프의 성장 호르몬 주사가 사실이라면 최대 4년 출전 정지가 가능하다. 이를 두고 스포르트의 아이랏 사밀라로프 기자는 "서방 세계에서는 러시아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다. 이번에는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보면 된다. 의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해당 잡지 기자도 해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24의 한 기자는 "한국에서 왔느냐"고 물은 뒤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도 피해자다. 서방 언론에서 러시아가 성적이 나오니 약물 프레임으로 망신주고 있다"며 되려 흥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식적인 해명이 나오지는 않았다. 체리셰프의 부친도 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매체들은 8강을 앞둔 러시아 대표팀의 훈련 분위기를 집중해 보도하고 있을 뿐, 체리셰프의 의혹은 최대한 멀리하고 있다.


※우다취( Удачи)는 행운 또는 성공을 바란다는 러시아어입니다.


/모스크바(러시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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