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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취! 러시아]월드컵에도 몰아치는 中 축구굴기, 한국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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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헤아리기 어려운 취재단, FIFA 후원사에도 4곳이나 끼어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이 16강까지 끝났습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아쉽게 떨어졌는데 16강에서 멕시코, 스웨덴의 경기력을 보면서 우리가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나옵니다.

조별리그 전략을 잘 자서 풀어가는 것도 우리의 영원한 숙제겠죠. 더는 '강팀 공포증' 없이 당당하게 한 번 싸워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피지컬 차이 등 현실적인 조건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법도 더 연구해서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일전을 승리하면서 한국에는 이상하게도 2022 카타르월드컵에 당연히 갈 것이라는 긍정론이 확산하는 것 같습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이강인(발렌시아CF) 등 월드컵을 경험했거나 해외에서 성장하고 있는 선수 이름값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됩니다.

과연 그럴까요. 최종예선을 통과했던 과정을 돌아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란을 이기지 못하고 중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의 연속이었죠.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에서 신태용 감독으로 사령탑이 교체되는 등 풍파도 있었습니다.

막판 이란, 우즈베키스탄에 모두 0-0으로 비기며 9회 연속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했는데 '농어촌 전형', '티켓 반납'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본선에서 스웨덴, 멕시코에 나름대로 경쟁력을 보여주고 독일을 이기니 반응이 다릅니다. 아니러니한 일입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출전권을 양보했으면 독일을 이긴 엄청난 역사가 만들어졌을까요. 그래서 월드컵은 나가고 봐야 하는 대회입니다.

이런 월드컵을 어떻게든 나오려고 애를 쓰는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3차 예선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였죠. 중국 내에서는 세계 정상권인 다른 종목과 달리 유독 축구만 성적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일 오전(한국 시간) 콜롬비아-잉글랜드의 16강전이 열린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만난 중국 취재진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차이나 데일리의 쉬안 리앙 기자는 "이번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중국도 자신감을 갖고 아시아 예선을 치러야 한다. 한국도 한 번 이겨보지 않았는가"고 합니다.

중국은 이번 대회 대규모 취재단을 구성해 32개국 훈련은 물론 모든 경기를 취재 중이라고 합니다. 방송, 신문, 지역, 인터넷 매체까지 포함해 수를 해아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합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각국에 승인하는 취재 쿼터를 넘어서는 숫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도 쿼터 없이 32개국 훈련장 전부에 취재진을 보낸 인터넷 매체가 있었을 정도니까요. 중국 내 중계권사인 CCTV는 취재 인력만 100여명을 러시아에 보냈다고 합니다.

FIFA 취재 승인은 엄격합니다. 대회 개막 6개월 전에는 각국의 취재 쿼터 수요를 먼저 확인한 뒤 배분을 합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중계권사인 지상파 3사를 제외한 취재, 사진 기자를 포함해 85장 정도를 받았는데 5장도 추가 신청을 해서 나왔습니다. 정말 어렵게 말이죠.

그마저도 본 대회에서는 또 달라집니다. 경기 취재 신청을 따로합니다. 공신력 있는 세계적인 뉴스 통신사(AP, AFP 등)가 우선이고 경기국 언론이 다음 순위입니다. 그 다음에는 제3국인데 본선에 오른 32개국이 대상입니다. 이후 본선에 오르지 못했던 국가들 중에서도 본선 진출 횟수를 고려해 승인 여부를 판단하구요.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경기장 내 기자석 티켓 배정도 경기를 치르는 해당국 매체와 통신사가 우선이고 그 다음이 본선 진출국입니다. 이후 제3국 매체가 받는데 기자석이 다 차버리면 책상이 없는 일반 관중석으로 배정됩니다.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서 최초 승인을 받지 못하는 매체는 경기 당일 미디어센터에 일찍 와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고 경기 한 시간 전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기자석까지 승인 받고도 늦게 오거나 오지 않아 노쇼(NO SHOW)를 한 경우 남은 티켓을 정리해서 경기 시작 한 시간을 남겨 놓고 선착순으로 배부합니다. 후순위로 이름을 올리면 그만큼 승인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게 되죠.

바로 이런 과정의 끝에 있는 국가가 중국입니다. 승인은 나지 않아서 입장권을 사서 관전하는 매체도 많다고 하네요. 승인 받은 매체도 한 시간 전까지는 무조건 기다려야 하구요. 이날 경기에 총 2천명 가까운 취재진이 몰렸는데 대기 명단에서도 후순위로 밀린 일부 중국 취재진이 FIFA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왜 안되냐는 거죠. 또는 자기 순서가 있었지만, 듣지 못하고 지나갔는데 달라는 겁니다. 안타깝더군요.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축구굴기(蹴球堀起)'에 따라 투자를 아까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 사이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두 번이나 정상에 오른 것으로 증명됐죠.

FIFA 후원사만 보더라도 중동세였던 흐름이 중국 자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12개 중 완다(부동산+유통), 하이센스(가전), 멍뉴(유제품), 비보(스마트폰) 등 4곳이나 됩니다. 2014년 태양광 패널 업체인 잉리가 전부였던 것과 너무나 비교 되죠. 중국의 축구 굴기는 워낙 많이 보도됐기 때문에 자세한 언급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 개최 도시마다 중국 팬들은 빠지지 않고 보입니다. 구매력도 상당하구요. 콜롬비아-잉글랜드전에도 양국의 유니폼을 입은 중국팬들이 눈에 띄더군요. 팬 ID 50만개 중 2만개가 중국의 몫이였답니다. 시장성이 충분한데 FIFA가 가만히 있을까요. 2030 월드컵 유치를 원하는 중국 스스로 당위성과 명분, 경제성을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습니다.

어쨌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당연히 2022 카타르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은 더 힘들겁니다. 현행 본선 진출권 4.5장 체제가 유지되면 더 어렵겠죠. 공동 개최인 2026 미국·멕시코·캐나다 월드컵에서 시작하는 48개국 체제가 4년 앞으로 당겨져 8.5장 출전권 체제가 빨리 온다면 모를까, 낙관하기에는 이릅니다. "언제부터 중국을 걱정했느냐"고 지적한다면 이렇게 대답해야지 싶습니다. "몇 년 됐는데 월드컵을 하면서 그나마 좀 더 알려진 것 같다"고 말이죠.

중국 말고도 이란, 일본, 호주 등 경쟁 국가들도 각자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본선 경쟁력을 뽐냈습니다. 투자가 줄고 시스템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내부 경쟁력이 흔들리는 한국에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우다취( Удачи)는 행운 또는 성공을 바란다는 러시아어입니다.

조이뉴스24 모스크바(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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