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암시' 기성용·구자철, 박지성·이영표 모델 따를까
2018.07.03 오전 6:33
월드컵 끝난 뒤 A매치 소화 후 아시안컵까지, 경험 전수 필요해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종료와 함께 세대교체기로 들어갔다. 기성용(29, 스완지시티)과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이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했다. 이미 마음을 먹었고 쉽게 바꾸기도 어려워 보인다.

기성용은 이번 대회에서 주장으로 마음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서 가교 역할에 집중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다. 스완지시티와 계약 만료 후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기 전까지 개인 상황을 모두 버리고 대표팀에 올인할 정도였다.

기성용이 대표팀 은퇴를 결심한 계기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지성(37)과 이영표(41)의 은퇴 후 급격하게 대표팀 연령대가 낮아졌고 여러모로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대회가 그랬다. 엔트리 발표 전 염기훈(34, 수원 삼성)이 부상 당했고 이근호(33, 울산 현대)도 부상으로 물러났다. 대회 중에는 박주호(31, 울산 현대)까지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기성용이 안고 있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만약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은퇴한다면 당장 포지션 측면에서 본다면 대안 찾기가 쉽지 않다. 독일전에서 기성용이 없는 가운데 장현수(27, FC도쿄)와 정우영(29, 알 사드) 조합으로 버티기에 성공했지만, 기성용의 장기인 택배 패스를 보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기성용이 바로 빠진다면 한국의 공격 전개 스타일부터 달라진다. 신태용(48) 감독의 연임이냐, 새 감독 선임이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선수 변화는 대표팀의 중원 안정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구자철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구자철은 자신을 버리고 철저하게 헌신했다. 대회 직전에 리그에서 당한 부상으로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 월드컵 출전 경험으로 선수단을 잘 잡아줬다. 잔소리꾼이라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정신적인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덕분에 대표팀은 패배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 독일을 잡을 수 있었다.

둘의 은퇴는 막기 어려워 보이지만, 적어도 시점은 조절할 수 있다. 이들 모두 "대한축구협회와 상의"라는 단서를 달아 놓았기 때문이다. 선수 선발은 K리그나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에 달린 일이지만, 적어도 주축 선수들의 관리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인정한다면 이들에게도 시점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적절한 시점은 역시 박지성, 이영표가 보여줬던 모델이다. 이들은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에 일조한 뒤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했다. 월드컵에서 아시안컵 사이 A매치 기간에 합류해 기성용, 구자철, 손흥민 등과 호흡을 맞췄다.

덕분에 후배들은 두 중심의 경험을 전수 받았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의 경기 운영은 물론 팀 분위기를 이끄는 것까지 이식했다. 2015년 차두리(38)도 비슷했다. 브라질월드컵에 승선하지 못했지만, 이후 A매치를 소화하고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이 끝난 뒤 3월 뉴질랜드전에서 은퇴했다.

기성용, 구자철도 은퇴하려면 후배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충분히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희찬(22, 잘츠부르크),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 등의 실력은 계속 발전하지만, 경험은 아직 덜 쌓였기 때문이다.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한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의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선배들과 비교해 이들의 나이가 이제 30대 초반이라는 점에서 은퇴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은퇴 시점이다.


/모스크바(러시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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