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취! 러시아]음바페를 보고 황희찬이 생각난 이유
2018.07.02 오전 6:11
경기 스타일은 조금 다르지만…더 다듬으면 충분히 발전 하겠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프랑스 신성 킬리앙 음바페(20, 파리 생제르맹)가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31, FC바르셀로나) 앞에서 화려한 기술과 힘을 앞세워 골 잔치를 벌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메시가 2도움을 하고도 동료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며 좌절했던 것과 너무나 비교됐습니다.

30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프랑스-아르헨티나의 16강전은 프랑스의 4-3 승리로 끝났습니다. 음바페는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제골에 페널티킥 유도에 성공하는 간결한 움직임을 보여줬죠.

프랑스 입장에서는 '킹' 티에리 앙리의 재림이라도 해도 될 정도의 강력한 활약이었습니다. 생일이 지나지 않아 아직 20살이 되지 않았는데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농락했으니 말이죠. 그리즈만, 올리비에 지루(첼시)와의 호흡도 척척 맞더군요.



지난 시즌 AS모나코, 이번 시즌 파리 생제르맹(PSG)에서의 활약을 기억하는 축구팬들이라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활약입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죠. 특히 모나코 시절인 2016~2017 시즌 UCL 4강에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보여준 결정력이 인상적이었죠.


이탈리아 명수문장인 잔루이지 부폰(40)을 상대로 골을 넣는 실력을 보여줬죠. 당시 모나코가 패하면서 부폰이 띠동갑을 넘어선 음바페의 머리를 매만져주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죠. 좀 더 실력을 쌓고 오라는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올 시즌 PSG로 이적한 뒤에는 네이마르가 따라오는 등 공격진이 보강되면서 초반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충분히 실력을 쌓았죠. 프랑스가 조별리그 초반 어려움을 겪다가 점점 경기력이 살아났던 이유도 음바페의 활력과 결정력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현장에서 음바페의 경기력을 본 뒤 미디어센터 중계 영상으로 다시 한번 살피니 음바페의 기동력과 간결함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분명 옆에 마르코스 로호(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수비진이 거세게 붙었는데도 전혀 힘에서 밀리지 않고 앞으로 나가더군요. 관중석의 프랑스 관중들의 탄성은 자동이었습니다.

기자석에서는 '총알 탄 사나이'처럼 보였는데 화면으로는 길을 만들어 놓고 상대 수비가 발을 딛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178㎝의 신장에도 불구하고 공중볼 장악력까지 있으니 어느 위치에 세워놓아도 자기 역할은 충분히 가는 것 같았습니다.

음바페의 플레이를 보면서 황희찬(22, 잘츠부르크)이 생각났습니다. '황소'라는 별명처럼 저돌적이죠. 상대를 등지고 볼을 잡아도 쉽게 밀리지 않습니다. 공간을 향해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것도 일품이죠. 이미 이번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라치오(이탈리아) 등을 상대로 실력을 과시한 바 있습니다.

좋은 흐름 때문에 월드컵에서도 한 방이 기대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도 황희찬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부상이 생길까 걱정했죠. 권창훈(디종FCO)이 아킬레스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잔부상이 있었던 황희찬까지 이탈했다면 그야말로 난관 중의 난관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몸을 만들어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월드컵이 주는 부담감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스웨덴전에서는 의지는 있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죠. 멕시코전에서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와 맞선 좋은 기회를 주저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양보하는 장면은 그답지 않았죠. 조금만 부드러웠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번이고 기사에 인용합니다만, 지난 3월 6만 대관중 앞에서 치른 폴란드 원정에서 골을 넣었지만, 2-3 패배로 끝난 뒤 황희찬은 "인제야 월드컵이 조금 느껴진다. 대표팀으로 치른 원정은 프로팀과는 또 다른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런 느낌이 그대로 월드컵까지 왔고 스웨덴전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속칭 "얼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황희찬은 음바페와 거의 비슷한 177㎝의 신장입니다. 이번 월드컵을 경험한 황희찬이 기본 힘에 부드러움까지 장착한다면 음바페 이상으로 좋은 공격수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팀의 전력이나 수준이 조금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 역시 개인 능력으로 극복하리라 믿어야겠죠. 소속팀의 활약을 대표팀까지 그대로 일관되게 가져와 보여주는 것도요.

손흥민, 권창훈 말고도 유럽 빅리그에서 통하는 공격수가 좀 더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황희찬이 뒤를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러시아의 아쉬움을 확실히 털 수 있게 말이죠.

※우다취( Удачи)는 행운 또는 성공을 바란다는 러시아어입니다.


/카잔(러시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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