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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 강승현, 노력이 만든 오늘(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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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모델서 신인 배우로…연기 대하는 고민들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아직은 배우보단 모델이란 수식이 익숙하다. 포드모델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패션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모델 강승현은 데뷔 후 지난 10년 간 다방면에서 활동해왔다. 런웨이에서의 활약은 물론이고 디자인, 빈티지숍 운영, TV 프로그램 진행까지 척척 해내며 여러 분야에 걸친 재능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번엔 연기였다. 영화 '챔피언'에 이어 '독전'(감독 이해영, 제작 용필름)에선 보다 비중 있는 배역을 맡아 관객을 만났다. 촬영 시점으론 '독전'이 첫 영화다.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범죄극 '독전'에서 강승현은 원호(조진웅 분), 정일(서현우 분), 동우(정가람 분), 덕천(정준원 분) 등 동료들과 함께 마약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나선 형사 소연 역을 연기했다.

유명 모델이라는 이유로 적은 연기 경험으로도 쉽게 캐스팅된 것 아니냐는 오해는 금물이다. 사실 여성 배우의 큰 키가 영화나 드라마 캐스팅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일은 제한적이다.

웹드라마로 연기의 맛을 본 강승현은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고 연기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발성부터 배우며 차근차근 발판을 다졌다. 당장 예정된 오디션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배워두면 어디선가 쓸 일이 있겠지'라 막연히 생각했다. 그러던 중 '독전'의 오디션 기회가 찾아왔다.

연출자 이해영 감독은 강승현에게 "너무 유명한 모델이라 캐스팅을 하기 꺼려진다"고 했다. 당연히 탈락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합격 소식을 받게 됐다. 오디션은 지난 2016년, '독전'의 크랭크인은 2017년 중순 무렵이었다. 촬영 전 캐스팅이 번복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혹시 그런 일이 생길까 크랭크인 전까진 어머니에게도 캐스팅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어머니에겐 액션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한 뒤에야, 친구들에겐 출연이 확정됐다는 기사가 보도되고 나서야 '독전' 캐스팅 소식을 알렸다.

그토록 고대하던 배역을 따내고, 난생 처음 액션 스쿨에 출근 도장을 찍고, 촬영을 하고,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1년여가 훌쩍 지났다. 지난 5월 개봉한 '독전'은 5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 관객수를 기록 중이다. 성공적인 데뷔전이 된 셈이다.

동료들과 흥행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강승현은 조이뉴스24와 만나 본격적인 연기 도전작인 '독전'의 작업기를 풀어놨다. 연기를 해보니 재미가 느껴졌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재밌게 한 적은 없다. 반년 가까이 소연으로 살았는데 매 순간 어려웠다"고 답했다.

"소연은 촬영 회차가 적지 않았어요. 변신을 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소연 역의 성격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기 때문에 톤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했어요. 회차가 많았다는 점이 제겐 오히려 좋았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 배역에 녹아들 수 있었으니까요. 이 인물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았고요. 대사 한 줄 없는 장면이나 바깥에서 살짝 비춰지는 장면을 찍을 때도 많았지만 제가 그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많으니 확실히 도움이 됐어요. 쟁쟁한 선배들과 한 스크린에 담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었고요."

'독전'을 통해 500만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으니 연기 작업에 대한 욕심이 한참 부풀었을 법도 한데, 강승현은 매 답변 더없이 신중하고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을 두고 "내가 잘 해서가 아닌, 이 영화의 많은 사람들이 너무 멋지게 나왔기 때문 아닌가"라며 "이렇게 멋진 영화로 인사를 드렸는데 이게 마지막이라면 아쉬울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 시작하는 입장인만큼 함부로 말을 하기 어렵다"고 작게 웃으며 답했다.

주어지는 미션이 무엇이든 "'끼'보단 '노력'"으로 부딪혀왔다는 그의 성격은 의외로 당차지만은 않았다. 고민도 많았고, 작은 칭찬에도 몸둘 바 몰라했다. 휴식기에도 늘 뭔가를 준비하며 배우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톱모델이란 수식어 안에 그를 가두기는 아쉽다고 느꼈다.

"이렇게 멋진 영화에 출연해봤으니, 앞으로는 스스로 더 노력해 그 다음 작품으로 또 인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히 해요.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재미를 알았으니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단순히 말하는 건 제겐 어려운 것 같아요. 이번엔 연기가 제게 새로운 일이라서, 선배들과 감독님을 통해 수많은 것을 배웠고 이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몸소 깨달았거든요. 앞으로도 여기서 배운 그대로 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해요."

1987년생인 강승현은 올해 32세다. 무명 시절을 거쳐 20대 초반 모델로서 최정상의 위치를 누볐던 그는 30대가 된 지금 오히려 새로운 기회에 더욱 고마움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톱모델이 아닌, 신인 배우로서 그의 모습에 주목해 준 시선 역시 그런 감흥을 안긴다.

"20대에 세계대회 1등으로 데뷔했으니 누군가는 '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 전부터 3~4년 간 모델 지망생으로, 무명으로 지냈어요. 피나게 워킹 연습을 하던 시절이 있었죠. 사람들에게 보여진 건 유명해지고 나서였지만, 저 역시 그런 시절을 겪었어요. 6년 간 외국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었고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죠. 30대 지금의 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면, 그건 제 20대가 만들어준 것 같아요. 20대에 좌절도 기쁨도 느껴보고 너무 많은 경험을 해 봐서, 그를 통해 30대에 새로운 일을 마주하게 된 것 같아요. 제 20대에 고마운 일이죠."

한편 '독전'은 '천하장사 마돈나' 이해영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그리고 차승원, 故김주혁이 출연했다. 지난 25일 극장 IPTV 동시 상영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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