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의 VIEW]냉정해지자…한국은 더 발전해야 한다
2018.06.24 오전 6:01
수준 차이 절감한 경기…더 큰 투자해야 클 수 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우리 선수들이 의욕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절실한 마음으로 하려는 건 정말 많이 보였다.

그렇지만 축구는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경기를 본 지인들도 '우리나라는 축구를 왜이리 못하느냐'고 한다. 이건 확실히 해야한다. 세계 축구와 우리나라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이 나오지 못한 부분이 드러났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은 남들보다 더 뛰려고 하고 악착같이 하려고 했지만 멕시코 선수들과 수준 차이가 분명 존재했다.



물론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상대를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하면서 잘했다. 전반 26분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 실점하면서 전체적으로 조금 급하게 경기 운영이 됐던 것 같다. 선수들이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 제 눈에는 어느 선수 하나 평상시 100%를 발휘하지 못했다.


심리적인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너무 잘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인데, 시작하기 전부터 불안정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른 것 같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꼭 더 커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 의욕이 앞서다보니까 역효과가 났다고 본다.

뭐든 그렇지만 뭔가 더 잘하려고 마음 먹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잘할 수 있지, 무언가 잘하려고 하다보면 자기 플레이가 10이라고 했을때 5~6 밖에 낼 수 없다. 그러다보니 유연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의욕이 앞서다보니까 태클 타이밍도 맞지 않고 냉정하지 못한 플레이가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아쉽다. 선수들은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고군분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동시에 본인이 너무 뭔가를 하려고 하다보니 시야가 좁아진 것도 보였다. 마음이 답답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팀 감독이라면 손흥민을 집중 견제하고 슈팅이 양발 다 좋기 때문에 슈팅 타이밍을 안 주려고 할 것이다. 그렇기에 뭔가 혼자 해결하려고 한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자신을 수비가 에워쌌을 때 아군을 이용할 줄 아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본인이 욕심냈다고 할 수도 있는 플레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답답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그럴때일수록 더 침착하고 날카롭게, 넓은 시야를 가지고 플레이를 했으면 어땠을까. 수비 벽에 때리기보다는 슈팅하는 척 하면서 빼준다거나. 물론 너무나 이해가 된다. 그래도 골을 넣어서 영패는 면하게 만들었다.

이제 한국은 과거를 생각하기 보다는 미래를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착실히 준비를 하지 않으면 세계 무대와의 수준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다. 장기적으로 바라보면서 협회에서 투자도 하고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어느 한 팀이라도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우리나라가 나갈 수 있을지조차도 모른다. 아시아 축구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정신력이라 부르는 투혼으로 버텨왔지만 좀 더 장기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이날 경기는, '이대로라면 훗날 나올 더 어려운 상황에 더 실망하는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 우려스러운 경기였다.

사실 참 쉽지 않다. 이제 팬들은 K리그보다는 EPL이나 프리메라리가를 보다보니 눈높이는 올라가 있는데 우리나라 현실을 냉정히 봐야하는 것도 있다. 이런 말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세계적인 축구와 수준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보고 부끄러워해선 안된다.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준비를 해야하지 않나. 그래도 절대 늦지 않았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열심히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많이 느낀 경기였다.

월드컵은 잘해야 한다. 예전엔 열심히 하면 국민들이 “그래, 졌지만 잘 싸웠다"란 말을 해줬는데 요즘은 거기에 맞추려면 정말 힘들 것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뛰는 선수들 마음은 오죽할까. 안이나 밖에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선배로서, 축구인으로서 정말 아쉬웠다. 냉정하지만, 한국 축구는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고종수 대전 시티즌 감독·1998 프랑스월드컵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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