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스타' 체리셰프, 러시아어 못해도 괜찮아!
2018.06.20 오후 5:41
5살때 스페인 이주 후 22년간 활동 "스페인 사람이라고 느끼지만"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오랜 외국 생활 탓에 러시아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며 대표팀의 입지가 불투명했던 데니스 체리셰프(28, 비야레알)가 숨은 실력을 과시하며 깜짝스타로 등극했다.

러시아는 20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이집트와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완파했던 러시아는 2승, 승점 6점을 기록하며 사실상 16강 진출을 예약했다.

개최국의 대약진을 이끌고 있는 선수는 바로 체리셰프.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도 멀티골을 뽑아내면서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고 이날 경기에서도 1-0으로 앞선 후반 14분 장기인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대회 전까지만해도 체리셰프의 입지는 불투명했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왼쪽 윙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입지를 다지고 있었지만 국가대표에선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가 모국어인 러시아어보다 스페인어가 더 익숙하다는 것도 대표팀에서의 입지 불안에 영향을 미쳤다. 1990년, 한국이 스웨덴과 첫번째 경기를 펼쳤던 니즈니 노브고르드에서 태어난 그는 부친이자 과거 러시아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던 드미트리 체리셰프가 스포르팅 히혼으로 이적하면서 그를 따라 스페인으로 함께 이주했다.


아버지가 계속 스페인에서 뛰면서 체리셰프도 스페인에서 축구 커리어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뛰던 스포르팅 히혼을 시작으로 부르고스를 거친 그는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B팀) 유니폼까지 입으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출전 기회는 단 2경기에 그쳤지만 이후 라리가 각 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렇다보니 스페인에서 산 기간이 무려 22년이나 됐다. 러시아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어떤 포지션에서 뛸지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 2012년 러시아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지만 6년동안 그는 10경기 남짓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벤치에서 상황을 바꿀 '조커' 정도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비교적 빠르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사우디아라비와와 경기에서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알란 자고예프(CSKA 모스크바)가 역습 과정서 부상을 당했다. 이 자리를 체리셰프가 대신했다. 갑작스러운 출전이었지만 멀티골을 뽑아내면서 자리를 완전히 굳혔다. 또 이날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보이면서 자국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체리셰프는 지난 2012년 러시아 대표팀을 선택했을 당시 스페인 언론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스페인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스스로 러시아 사람이라기보다는 스페인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다"면서도 "물론 러시아식 이름을 가지고 있긴 하다"고 눙쳤던 적이 있다. 체리셰프의 러시아어는 조금 부족할지 모르지만 실력으로 러시아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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