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의 눈물이 멈춰야 신태용호의 공격이 산다
2018.06.20 오전 6:55
박주호 부상으로 대체자 역할, 군인 정신 살려 플레이 집중해야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 왼쪽 측면 수비에 노란불이 켜졌다. 박주호(31, 울산 현대)가 부상으로 남은 2018 러시아월드컵 소화가 어려워지면서 '일병' 김민우(28, 상주 상무), '상병' 홍철(28, 상주 상무)의 부담이 커졌다.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회복 훈련을 가졌다. 스웨덴전 0-1 패배로 분위기가 처진 상황에서 비까지 내려 스산함이 훈련장을 감쌌다.

무엇보다 박주호의 부상으로 멕시코, 독일전에서 일부 전술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의 축구는 측면에서 공격이 전개되는 경우가 잦다. 공수 가담이 좋은 박주호가 빠지면서 모든 부담은 김민우, 홍철이 안고 가게 됐다.



하지만, 김민우의 심리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 걱정거리다. 김민우는 스웨덴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수비였지만, 비디오 분석(VAR)에 딱 걸렸다. 여러 가지로 아쉬운 부분이었다.

문제는 패한 뒤였다. 김민우를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박주호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투입된 김민우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줬음에도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김민우의 국적을 스웨덴으로 바꿔 놓는 패러디물까지 만들어졌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타난 김민우는 울먹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개인적으로 경기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판단 실수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힘들다. 선수들과 감독님,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군인인 '일병' 신분이지만, 월드컵이 주는 중압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모든 것을 자신 탓으로 돌렸고 그런 김민우를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기성용(29, 스완지시티)이 위로했다.

손흥민은 "(김)민우 형이 실수하려고 그런 것이 아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다 나온 장면이다. 사람은 로봇이 아니라 실수할 수 있다. 기죽은 모습보다 그라운드에서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같은 선수로서 마음이 아프다"며 다독였다.

분명한 것은 멕시코, 독일전에서는 김민우의 재기 넘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민우는 청소년대표 시절 측면 공격수로 활약해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김민우가 풀이 죽어 있다면 왼쪽 측면은 사실상 활용이 어렵게 된다.

김민우가 상대해야 하는 멕시코 오른쪽 공격수는 미겔 라윤(세비야)이다. 라윤 외에도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르빙 로사노(PSV 에인트호번)도 모두 협력 수비의 대상이다.

스웨덴전과 달리 멕시코를 상대로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연결되는 가로지르기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멕시코가 공격 전개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면 자연스럽게 신태용호에도 역습 기회가 온다. 빠르기와 공격 가담이 좋은 김민우의 활용이 필수적인 이유다.

회복 훈련에서도 김민우는 선발 출전했던 동료들과 비를 맞으며 러닝을 하다 실내 훈련을 위해 건물로 들어갔다. 굳은 표정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김민우가 살아야 대표팀도 작지만, 희망을 볼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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