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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일감몰아주기 SI·물류 표적…어떻게 이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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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한화그룹 SI업체·현대차 물류기업

[아이뉴스24 양창균 한상연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재벌개혁 일환으로 대기업 계열사의 SI(시스템 통합)와 물류 업체 지분을 매각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공정위가 이전에 밝힌 입장과는 배치된다. 박근혜 정부 초대 공정위 수장을 맡았던 당시 노대래 위원장은 기업의 핵심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개발·관리 등 SI 업무는 계열사와 거래하더라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RP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기업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업무를 말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다르게 해석했다. 그동안 SI와 물류업체를 둔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경영승계의 수단으로 삼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생존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실제 주요 그룹들이 설립한 SI와 물류 업체에는 사주 일가의 자녀 지분이 대거 포함된 사례가 많았다. 그룹의 일감을 몰아줘 기업 가치를 키우면서 경영 승계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벌어진 것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상당수 그룹들이 그랬다. 지난 1985년 설립된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에스디에스(삼성SDS)는 삼성데이타시스템이 전신이다. 2010년 삼성네트웍스, 2012년 EXE C&T를 합병했고 지난해 삼성SNS까지 합병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 2014년 11월 14일 증시에 상장한 삼성SDS의 당시 지분 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너 가운데 가장 많은 11.25%의 지분을 보유했고, 동생인 이부진, 이서현 사장이 각각 3.9%씩, 이건희 회장이 0.01%를 갖고 있었다.

지난 2016년 1월 이 부회장은 자본잠식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실탄 마련을 위해 삼성SDS 주식 158만7000주(2.05%)를 3800억원에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삼성SDS 보고서 기준으로 이 부회장(9.20%)를 비롯해 이건희 회장(지분율 0.01%), 이부진ㆍ이서현 사장(각 3.90%) 등 총수 일가는 총 17.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과정에서도 SI업체인 SK C&C가 크게 기여했다. 지난 1998년 선친인 최종현 회장이 갑작스레 작고한 뒤 그룹을 물려받은 최 회장에게 유일한 그룹 승계 수단이 SI업체인 SK C&C였다. 지난 1994년 최 회장이 SK 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의 지분을 SK(주)로부터 주당 400원에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를 확보했다.

지난 2009년 11월 11일 SK C&C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할 당시 최 회장과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44.5%, 10.5%였다. 이후 최 회장의 지배력이 없었던 지주회사격인 SK(주)와 합병을 통해 23.4%를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여동생 최 이사장이 7.46% 지분을 받아 최 회장 일가가 30.86% 지분으로 그룹 지배력을 높였다.

한화그룹 역시 SI업체를 기반으로 승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룹의 SI계열인 한화S&C는 2001년 ㈜한화에서 분할돼 설립된 업체다. 설립 당시 주주 구성은 ㈜한화(66.67%)와 김승연 회장(33.33%)이었다. 이후 김 회장은 2005년 4월 동원·동선 형제에게 16.7%(10만 주)씩을 각각 10억원(액면가 5000원)에 넘겼다.

같은 해 6월에는 ㈜한화가 김동관 전무에게 보유한 지분 전량(66.67%)을 20억4000만원(액면가 5100원)에 매각했다. 이후 한화 S&C는 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급성장세를 탔다. 한화S&C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 2016년 67.56%에 이어 지난해 78%까지 급증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말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한화S&C를 한화시스템과 합병하고 의결권이 있는 합병 법인 지분을 20% 아래로 떨어뜨려 공정거래위원회가 타깃으로 한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이슈를 해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물류업체를 설립해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를 지원한 모양새다. 지난 2001년 설립한 현대글로비스는 정 부회장과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100% 출자해 설립한 물류업체다.  설립 초기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80%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지원 사격에 힘입어 설립 당시 2000억원이 채 안됐던 매출실적은 지난해 16조원대로 80배 이상 불렸다. 현대글로비스는 2010년대 초반까지도 90%에 근접할 정도로 그룹의 지원이 이뤄졌다.

GS그룹의 경우 GS그룹 3·4세가 지분을 가진 옥산유통, GS아이티엠 등이 대상이다. 옥산유통은 허광수 회장이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GS아이티엠은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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