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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레오강]신태용호를 과거와 비교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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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 환경 변화 빠른데 2002년의 추억에 갇힌 여론에 '고민'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02 한일월드컵은 한국 축구사(史)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대회다. 축구전용구장이 생겼고 선수들의 유럽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월드컵을 보고 축구에 입문한 '2002 키즈'까지 등장했다. 국민통합이라는 사회적 의미까지 순기능이 가득했다.

하지만, 족쇄로도 작용했다. 한일월드컵과 모든 것을 비교해 논리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기며 9회 연속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한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이 그랬다.

당시 신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거스 히딩크(71) 감독 부임설과 마주했다. 경기력이 어떻든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놓았지만, 2002년의 추억에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 됐다.

2002년은 올해로 16년 전이다. 하지만, 2002년 이후 나서는 모든 대회는 비교 대상이 명확했다. "왜 2002년처럼 안 되느냐"는 것이다. 당시 대표팀은 1월 장기 소집 등 전폭적인 성원을 얻어 치렀고 4강 신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2002년을 통해 재정립된 것도 있다. 프로와 국가대표 사이의 명확한 차출 규정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의 1~2월 사이 3주 훈련이라는 규정을 제외하면 함부로 선수를 뺄 수 없도록 명문화했다. 선진국처럼 체계적인 국가대표팀 관리와 프로팀과 상생이라는 의식이 정립됐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직접 축구를 배워 성장한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분위기도 더 달라지고 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국가를 위해 뛴다고는 하지만, 마냥 애국심만 강조하기에도 어려운 시대가 됐다.

4년 전 2014 브라질월드컵을 지휘했던 홍명보(49)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선수들이 뛰는 곳이 다양하고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무조건 몰아붙이는 시대도 아니다. 선수들과 소통을 통해 대표팀의 분위기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갈수록 달라지는 세대의 관리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당연히 대표팀을 일률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신태용호에는 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우며 성장한 '막내'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부터 고교 시절 해외에 진출한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국내 고교 축구를 평정하고 오스트리아 무대로 진출한 황희찬(22, 잘츠부르크)에 K리그를 누비고 나간 주장 기성용(29, 스완지시티),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 등 성격 다른 해외파가 섞여 있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활성화로 상당한 경기를 소화하고 온 이재성(26, 전북 현대)이나 순수 K리거 이용(31, 전북 현대), 독일 분데스리가를 누비다 온 유턴파 박주호(31, 울산 현대) 등도 있다.

소속과 환경이 다른 팀에서 하나로 묶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해외 진출은 더 가속화되고 있고 K리그도 국제 규범에 맞춰 팀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당연히 몸 상태도 제각각이고 일원화해 월드컵 준비를 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2002년 세대인 김남일(41), 차두리(38) 코치는 16년 전과의 비교를 거부했다. 차 코치는 9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크랄러 호프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2년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합숙만 6개월을 했다. 꿈같은 이야기다. 1월 초에 출국해 미국에서 40일을 있었고 20일을 쉰 뒤 다시 스페인에 갔다"며 당시 상황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남일 코치도 마찬가지, "그 당시(2002년)와는 차이가 크다. 훈련 여건 조성이 잘 됐다. 마음가짐이나 기술적인 부분도 충분히 있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면서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번에는 시간도 없었고 부상자도 많았다"며 과거와의 비교를 분명하게 거부했다.

한국 축구는 꾸준히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고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눈높이는 여전히 2002년 또는 2002년 세대의 마지막이었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에 맞춰져 있다. 해마다 달라지는 여건은 모르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보지 않고 2002년과 단순 비교하는 시선이 팽배하다. 훈련프로그램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도 이어지고 있다.

신태용호는 4년 전 실패의 아픔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조해 출범했다. 월드컵으로 오는 과정 자체가 고통이었고 비난과 힐난이 판을 쳤다. 선수 자원은 있어도 연속성은 없었다. 오래 경험을 쌓은 지도자는 순식간에 날아갔고 축구협회는 희생양 뒤로 숨었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으로 인해 과거와의 비교는 무리가 따른다. 단순 비교를 깨지 않고 신태용호를 본다면 러시아월드컵은 더 어려운 상황에 치를 수밖에 없다. 결과가 나온 뒤 따져보고 격려와 비판을 해도 늦지 않을까.

조이뉴스24 레오강(오스트리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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