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피곤한 신태용호, 파워 프로그램은 약? 독?
2018.06.06 오전 7:02
평가전 준비 사이에 체력 만드는 고통, 결과가 말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의 체력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지난달 21일 소집됐지만, 다수 부상자 발생에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까지 치르고 온 K리거,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싸웠던 유럽파까지 제각각의 몸 상태를 안고 대표팀에 왔다.

그만큼 비슷한 수준의 컨디션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가 그랬다. 대표팀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에 나섰지만,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황열 예방 주사 후폭풍까지 겹쳐서 브라질에 입성하고도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약체인 한국은 첫 경기부터 전력을 쏟아야 한다. 호흡을 조절하기 어려운 팀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체력 없이는 조별예선 통과를 자신하기 어렵다.





신태용(48) 감독은 이런 고민을 안고 대표팀을 꾸리고 있다. 대표팀 일정이 쉽지 않은 것이 처음에는 많은 경험이 필요해 네 번이나 평가전을 잡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애를 먹이고 있다. 평가전과 평가전 사이 훈련 프로그램이 회복과 체력 강화, 경기 준비 등이 혼재하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진행하고 있는 4일 훈련에서는 족구 등 피로 회복이 중심이었다. 3일 저녁 늦게 비엔나에서 5시간 30분을 이동해 레오강에 들어왔기 때문에 지친 몸을 달래는 것이 중요했다.

신 감독은 경기 체력을 올려주는 파워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파워 프로그램을 하려면 한 달은 합숙하며 몸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의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돌연 하루 뒤 훈련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 감독은 "미리 다 계획됐던 훈련이다"며 취재진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하루 만에 훈련을 바꾸는 것은 무리수처럼 보였다. 시차, 환경 적응이라는 과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게다가 7일 인스브루크에서 볼리비아와 평가전, 11일 그로딕에서 세네갈과 최종 비공개 평가전이 기다리고 있다. 경기 후 회복, 짧은 파워 프로그램 가동, 경기 준비라는 짧고 굵은 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

워낙 빡빡한 훈련이라 선수들은 지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고요한(FC서울)은 볼 경합 중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쇄골뼈를 붙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의무진이 긴급 투입, 훈련이 잠시 중단되는 등 분위기가 경직됐다. 다행스럽게도 빨리 일어나서 훈련에 집중했지만,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이 얼마든지 쓰러질 위험이 있음을 알려주는 장면이었다.

오후 전술 훈련도 예정보다 한 시간 정도 뒤로 밀렸다. 지친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하고 집중력을 올리기 위함이다. 고강도 훈련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버거운지를 알려주는 부분이다.

그래도 선수들은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성(전북 현대)은 "정말 힘들었지만, 이런 훈련들이 대표팀에 필요하다"며 "내 자신에게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90분 동안 편하게 공을 찰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다. 경합의 연속이다. 경합 속에서 상대보다 빠르고, 민첩하게, 강하게 한 번이라도 공을 낚아채야 공격을 한 번이라도 더 할 수 있다"고 긍정론은 강조했다.

피지컬 훈련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비중이 큰 대회를 준비하는 신 감독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평가전이 많은 것이 약이자 독이다. 몸이 다소 무거운 상태로 평가전을 치르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평가전 결과가 좋다면 심리적인 부분의 향상과 신체적인 피로가 빨리 풀리는 현상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신 감독의 최종 목표는 세네갈전이다. 관중이나 취재진에게 비공개라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그는 "세네갈전에 모든 것을 시도해본다. 선수들에게도 본선 전 한 번 후회 없이 모든 것을 해보라고 하겠다. 세네갈전에서 본선 스웨덴전의 윤곽을 어느 정도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상의 평가전을 위해 신 감독은 볼리비아전 전날 레오강에서 두 시간 떨어진 인스브루크로 이동해 숙박을 결정했다. 최소한의 스태프가 이동해 경기 준비를 한다. 선수들의 피로도를 고려한 조치다. 아직까지는 100%가 아님을 알려주는 선택이다.



/레오강(오스트리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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