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 잇단 주주가치 제고방안 발표…왜?
2018.05.31 오후 5:01
주가 지지부진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늘까 '노심초사'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CJ오쇼핑이 오는 7월 CJ E&M과의 합병을 앞두고 대규모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CJ오쇼핑은 이사회를 열고 오는 6월 11일 42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18만6천320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3% 수준이다. 회사의 전체 주식수가 줄면 다른 주주들의 주당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여기에 CJ오쇼핑은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내놨다. 우선 지난 29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4명) 수를 사내이사(3명)보다 1명 더 많이 구성해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합병 후에도 매년 초 배당성향을 제시하는 등 예측 가능한 배당정책을 편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배당성향 15% 이상이 목표다.

연이은 주주가치 제고방안에 업계에서는 6월 18일까지 진행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자신의 주식을 회사에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만약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도는 경우 주주들의 청구금액이 몰릴 수 있다.





문제는 CJ오쇼핑과 CJ E&M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CJ오쇼핑은 전날 대비 1.02% 떨어진 22만2천700원, CJ E&M은 1.41% 떨어진 9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식매수청구가격(CJ오쇼핑 22만7천398원·CJ E&M 9만3천153원)보다 각각 2.11%, 2.82% 낮은 수치다.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소각 방안을 발표했지만 시장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양사의 합병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J오쇼핑의 소액주주 비중은 42.94%, CJ E&M은 56.86%에 달하는 데다, 양사가 준비한 주식매수청구권 지불 예산이 5천억원 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을 경정한 후 급락한 주가는 1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아직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불필요한 합병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의 기존 주주 중 10% 이상 주식매수를 청구할 시 최악의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J오쇼핑은 기관투자자 이탈 방지에도 골몰하고 있다. 이날 CJ오쇼핑은 이사회 규정에 소액주주와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 수렴 과정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주총 시 의결권 자문기관의 ▲안건 별 권고현황과 사유 ▲안건 별 찬반결과 및 반대의견 등을 심의해 이사회의록에 기록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은 결국 기관 투자자를 보다 더 존중하겠다는 뜻"이라며 "오는 7월부터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지침)를 도입하는 국민연금을 의식한 방안이 아닌가 싶다"고 귀띔했다.

CJ오쇼핑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CJ(41.23%)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율(11.04%)이 높다. 3대 주주(5.05%)인 신영자산운용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CJ오쇼핑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은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일인 만큼, 주가 반응을 조금 더 지켜볼 예정"이라며 "현재의 주가 부진에는 외부 요인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결권 자문사 의견 수렴에 대해서는 "국민연금과의 연계보단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한 번 더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