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 정부 때문에 '몸살' 앓는 기업들
2018.05.30 오전 6:01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벌이고 있는 까닭에 업체들은 "(정부 때문에) 사업하기가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유통업계의 어려움은 더하다. 유통 대기업들은 신성장동력으로 복합쇼핑몰을 추진하며 세력 확장에 나섰지만, 대형마트 등에 적용되던 출점 제한과 의무휴업 같은 규제가 복합쇼핑몰까지 적용될 움직임을 보이자 시름에 잠겼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복합쇼핑몰의 순기능을 살펴보지 않고, '골목상권 침해'라는 프레임에 갇혀 규제 강화에만 집중하자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복합쇼핑몰 등록 기준도 애매모호해 정부가 규제에 나설 경우 형평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기업만 옭아매려는 욕심에 규제의 실효성 판단도 제대로 하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사례는 일회용 컵 사용이 많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드러났다. 최근 환경부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20개 업체와 자발적 협약을 체결, 10%의 가격 할인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업체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업계와 사전에 논의하거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환경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선 발표 후 압박' 식의 환경부 움직임에 커피 전문점과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반발은 거셌다. 특히 음료 할인을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점주들은 "정부가 소비자 인식 변화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고 서민들한테 비용을 전가하려고만 한다"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일회용 컵 전용 수거함 등의 시설을 갖춰놓지도 않고 환경부가 업체만 압박해 관련 대책을 무리하게 진행한 까닭에 실제 일회용 컵 이용률이 줄어든 효과는 크게 없을 것이란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근로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소득 감소 등의 부작용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정부가 정책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대책을 내놓는 것도 "임기응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고 무리하게 움직이고 있는 까닭이다.

이 외에도 김치나 두부 등 최소 73개 업종에 대해 대기업의 신규 진출을 막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이달 28일 국회 본회의서 통과된 것도 업계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며 만든 법이 오히려 중견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외국기업의 진출을 장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2011년 LED 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돼 대기업의 사업이 축소되자 필립스, 오스람 등 외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올랐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정부가 내놓은 규제나 정책들은 현장 관계자들과 소통 없이 추진돼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도 각종 규제로 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일방적으로 기업을 옥죄는 행위가 산업 전반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을 헤아리지 못하는 듯하다.

여러 규제나 정책에 대한 정부의 취지는 분명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 먼저 선행돼야 정부가 바라는 경제 성장도 함께 이뤄갈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사회적 합의'에 따른 올바른 정책을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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