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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한반도 자주화를 위한 작은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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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전 통보 없이 김정은 위원장 요청으로 전격 회동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26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두 번째(통산 4번째) 남북정상회담은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이외에 미국에 사전 통보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 노력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사전에 통보했느냐"는 질문에 직답을 회피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아시는 바와같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해 정상회담과 관련 사전 통보가 없었음을 암시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미국 통보 여부에 대해 "미국하고는 지금 언제든지 그렇지만 가장 가까운 동맹국 관계여서, 특히 최근 남북 간 문제, 6.12 정상회담 준비를 앞두고 긴밀히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공유하고 있다"라는 말로 우회적으로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음을 명백히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의 봄'은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면서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된 '한반도의 봄'은 남북미가 주도하면서 북미정상회담으로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했으나,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적으로 두 차례 방문하면서 중국이라는 변수가 첨가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후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가 변했다"라고 표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이 한반도에 행사해 온 역사적인 영향력을 포기하지 않고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중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별탈 없이 북미정상회담을 향해 달려가던 '한반도의 봄'은 트럼프 대통령의 업치락뒤치락 행보로 인해 일대 혼란에 빠지면서 전망이 예측할 수 없는 상태로 빠져들었다.

사실 가장 숨죽이며 지켜본 것은 한쪽 당사국인 미국보다는 남북한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운명이 결정지어지는 과정에 아무런 발언권도 없이 지켜보아야 하는 어려운 처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횡성수설을 매일 들여다 보며 한반도의 앞날을 점치는 일과가 오랜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은 너무 가혹한 것이었고, 남북한은 다른 결단이 필요했다. 암담한 사태를 벗어나기 위해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으로 풀이된다.

너무 급작스런 만남이어서 북한 측은 공동 합의문 발표를 하루 늦춰달라고 남한 측에 요청하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할 시간을 갖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6일 회담 결과의 발표가 하루 늦어진데 대해 북한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남북한이 추진해야 할 것은 한반도의 입장에 비추어 보면 비핵화 뿐만이 아니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제도 마련도 시급하다. 또 엄청난 경제적 기회를 남북한에 가져다 줄 각종 인프라 사업도 시급하다. 남북한 이산가족 사업도 소홀히 할 수 없고, 특히 경제협력 사업은 북한의 경제적 도약은 물론, 침체한 남한 경제에도 돌파구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남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비핵화에만 목을 메고 있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물론 비핵화가 가장 중요한 이슈여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다른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딜렘마가 있다.

그러나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이라는 공법이 있다. 과거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사용했던 방법인데, 미국의 B-29 폭격기를 생산하고 싶었으나 기술이 부족했다. 그래서 B-29를 구해다 분해한 후 되조립하면서 기술을 습득해 완성했다.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도 거꾸로의 발상이 필요할 수 있다. 비핵화 문제를 제외한 모든 문제의 평화적으로 최대한 진전시키면서 마지막으로 비핵화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중국, 러시아의 철도, 가스관, 송유관 등 인프라가 북한을 통해 대거 남한으로 연결되고 중국, 러시아, 한국 등의 자본이 북한에 대거 유입돼 북한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상황이 이루어진다면 지난 해 우리가 목격했던 미국의 선제 타격 등의 상상하기조차 싫은 장면을 국제적인 여론 형성을 통해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첫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면서, 우리 민족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대결의 역사를 종지부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를 문 대통령과 무릎 맞대고 풀려고 왔다. 좋은 앞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남북한 정상이 한반도 문제를 보다 자주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의 소박한 표현이었다. 그리고 이번 두 번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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